아역 배우로 데뷔해 한국에서도 1980년대에 ‘책받침 여신’으로 사랑받았던 미국 배우 브룩 쉴즈(59)가 미국 배우조합협회(Actor’s Equity Association·AEA) 회장으로 선출됐다. AEA에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조직으로 미 브로드웨이 등에서 활동하는 배우 및 무대 연출자 5만 1000명이 가입돼 있다. 또 배우들의 노동조합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브로드웨이 배우와 연출자의 임금 불평등과 고용 안정성, 복지를 개선하는 역할에 주력 하고 있다.
2일(현지 시간)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쉴즈는 올해 5월에 AEA 회장에 선출돼 최근 임기를 시작했다. AEA 회장직은 무보수 명예직으로, 임기는 4년이다. 쉴즈는 회장직에 총 3명이 입후보한 가운데 약 50%의 득표율로 선출됐다. 이미 쉴즈는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있는 디즈니랜드 리조트 공연자들의 임금 계약 협상에 돌입했고, 브로드웨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장 파업 사태에 대한 협상도 맡게 됐다.
쉴즈는 3일 할리우드리포터와의 인터뷰에서 AEA 회장직에 출마한 이유에 대해 “처음 브로드웨이에 왔을 때 무대 연출자들과 백오피스 관리자 등 나를 도와주는 이들이 생명줄처럼 느껴졌다”며 “수십 년 동안 그 사람들이 도와주었기 때문에 내가 내 일을 하고, 매일 밤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또 쉴즈는 WP 인터뷰에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일하며 내가 알게된 것은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이 때로는 가장 적게 업계 사람들에게 보상을 한다는 점”이라며 AEA 회장으로서 이 같은 불평등을 바로잡고 극장 정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쉴즈는 생후 11개월에 비누 광고에 출연하며 아역모델로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 발을 들였다. 12살 때 소녀 매춘부 역할을 맡은 영화 ‘프리티 베이비’(1978년)로 스타덤에 올랐으나 아동을 성 상품화한다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쉴즈는 ‘프리티 베이비’ 개봉 이후 미성년자임에도 선정적인 캘빈클라인 청바지 광고, 노출 수위가 높은 영화 ‘블루 라군’(1980년) 등에 잇달아 출연하며 인지도를 쌓았다.
하지만 쉴즈는 지난해 ABC방송 다큐멘터리 ‘프리티 베이비: 브룩 쉴즈’를 통해 “촬영장에서 노출 연기를 강요 받았고, 성인 배우와 억지로 키스신을 찍어야 했다”고 털어놓으며 “내 딸들에게는 이런 일이 절대 일어나선 안 된다”고 눈물 흘리는 등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성상품화 폐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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