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현지 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생방송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이스라엘군의 필라델피 회랑 주둔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이스라엘 전역에서 시위대 70만 명이 거리로 나와 인질 석방과 휴전 협상을 요구했지만 굽히지 않았다. 4일에는 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재무장을 막기 위해 필라델피 회랑을 붙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 사이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이 휴전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하마스는 이스라엘이 필라델피 회랑에서의 철군을 약속하지 않으면 인질 석방 협상에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필라델피 회랑은 가자지구 국경 중 유일하게 이스라엘과 맞닿지 않은 구역이다. 이집트와 가자지구의 경계에 설치된 길이 14km, 너비 100m의 좁은 완충지대다. 과거엔 이스라엘군이 주둔했다. 1979년 이스라엘과 이집트의 평화협정에 따라 중무기를 제외한 채 제한된 병력을 뒀다. 그러나 2005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서 철수하며 필라델피 회랑에서도 떠났고 이집트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거쳐 2007년부터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관리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필라델피 회랑 아래에 지하 터널을 뚫어 무기를 밀반입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필라델피 회랑 통제권 회복은 이스라엘 극우세력의 숙원이기도 하다. 결국 이스라엘은 올 5월 필라델피 회랑을 손에 넣었다. 지난달 29일에는 이스라엘 안보내각이 이곳에 병력을 유지하는 방안을 찬성 8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만 “인질 송환에 방해가 된다”며 반대했다.
협상을 중재하는 미국과 이집트 또한 이스라엘의 완전 철군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다만 3일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이스라엘이 동의한 6주짜리 휴전 1단계 중재안에는 필라델피 회랑 내 인구 밀집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이 철군하는 내용이 담겨있다”며 단계적 철군을 시사했다.
한편 하마스는 사흘 연속 지난달 31일 숨진 채 발견된 인질의 생전 영상을 공개했다. 4일 공개한 영상에서는 알렉산더 로바노프(32)가 “하마스는 나를 살리기 위해 10번을 이동시켰다”며 “이스라엘인은 나의 석방을 위한 휴전 촉구 시위를 벌여달라”고 말했다. 인질 카멜 가트(40·여)의 영상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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