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수저’ 출신의 안젤라 레이너 영국 부총리가 스페인 휴양지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는 영상이 공개돼 논란이 일자 그는 “나는 내 일에 진지하다”고 반박했다.
5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레이너 부총리가 스페인 휴양지 이비자의 한 나이트클럽 무대에 올라 DJ 옆에서 노래하며 춤추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SNS에 공개됐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부총리가 나이트클럽에서 춤추며 즐기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보수당의 나딘 도리스 전 문화장관은 “많은 사람이 미래를 걱정하는 때에 부총리가 1999년처럼 파티를 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한 건 잘못된 판단이며 청소년 같다”며 “국가가 하원보다 하우스뮤직을 선호하는 파티광과 함께 있다. (레이너 부총리는) 성숙해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이와 관련해 레이너 부총리는 영국 매체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틀 정도 휴가를 갔다”며 “춤추는 걸 비판할 수는 있지만, 나는 내 일을 진지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늘 의회에 있고 해야 할 일을 한다”며 “누구나 휴식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내 일을 정말 진지하게 대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노동계급이고 춤추기와 댄스 음악을 좋아한다”며 “나는 전에 오페라에 갔다고 비판받은 적도 있고 ‘샴페인 사회주의자’(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는 사회주의자)처럼 극장에 다니는 건 용납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성 정치인으로서 업무 외적으로 많은 관심과 비판을 받는다고도 말했다.
앞서 레이너 부총리가 키어 스타머 총리 취임 연설에서 입은 민트색 정장의 가격이 550파운드(약 97만원), 이튿날 입은 주황색 드레스는 227파운드(약 40만원)로 알려져 일부 보수 논객의 표적이 된 바 있다.
당시 GB뉴스의 한 평론가는 “노동 계층을 대표한다던 레이나가 감히 방글라데시 공장에서 만든 것이 아닌 예쁜 옷들을 입었다”고 맹비난했다.
이에 레이너 부총리는 “나는 정말 열심히 일했다. 16살에 아이를 낳아 길렀으며 존중을 받고 내가 하는 일에 가치가 있는 사람임을 보여주기 위해 일해 왔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내가 어떤 옷을 입었는지에 관해 얘기한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실망스러운 일”이라며 “본질에 관해 얘기하자”고 강조했다.
레이너 부총리는 맨체스터의 공공주택에서 나고 자란 흙수저 출신이다. 16세에 학교를 중퇴하고 첫 아이를 낳았다. 당시 주변에서 “아무것도 되지 못할 것”이라는 말을 들었지만, 출산 후 시간제 대학에 다니며 영국 수화와 사회복지학을 공부했다.
과거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어렸을 땐 어머니가 글을 읽거나 쓸 수 없었기 때문에 책이 없었다”며 조울증을 앓고 있는 어머니를 어린 시절부터 돌봐야 했다고 했다.
당 정치에 입문하기 전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곧 노동조합 대표로 추대됐다. 2015년 의회에 입성, 그림자 내각에서 교육과 여성평등 담당 장관 등을 맡았다. 스타머 총리가 2020년 노동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부대표를 맡아 왔다.
레이너 부총리는 세 아들을 두고 있으며, 2017년엔 37세 나이로 할머니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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