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은 50개 주와 수도 워싱턴에 인구 비례로 배분된 선거인단 538명 중 과반(270명)을 얻는 후보가 승자가 된다. 역사상 두 후보가 269명씩의 선거인단을 나눠 가진 적은 없다. 다만 이번 대선은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가 워낙 초박빙 승부를 펼쳐 이들이 선거인단을 반반씩 가져갈지 모른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제기된다.
51개 지역 중 49곳은 단 한 표라도 더 얻은 후보가 해당 주의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하는 ‘순수 승자 독식제’다. 그러나 선거인단이 5명인 중부 네브래스카주와 4명인 북동부 메인주는 우선 이곳에서 다득표한 후보자가 2명을 얻는다. 각각 남은 3명과 2명은 주내 하원 선거구별로 이긴 후보가 1명씩 차지한다.
네브래스카주는 공화당 지지세가 강하다. 다만 최대 도시이며 네브래스카대가 있는 오마하를 포함한 2선거구엔 진보색이 강한 젊은층, 고학력자, 비(非)백인 유권자가 많다. 2020년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이 이곳의 선거인단 1명을 차지했다. 메인주는 반대다.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나 캐나다와 국경을 맞댄 2선거구엔 백인 노동자 계층이 많다. 4년 전 대선 때 트럼프 후보가 이겼다.
만일 해리스 후보가 네브래스카주에서 선거인단 1명, 트럼프 후보가 메인주에서 1명을 각각 확보하면 ‘269 대 269’라는 초유의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 시나리오를 두고 “미국 전체가 ‘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선거인단으로 승자를 가리지 못하면 ‘수정헌법 12조’에 따라 내년 1월 출범할 119대 의회에서 대통령과 부통령을 선출한다. 대통령은 하원, 부통령은 상원이 결정한다. 현재 상원 다수당은 민주당, 하원 다수당은 공화당이지만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상하원 선거에서는 공화당이 양원 모두 장악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주요 경합주인 조지아주에서는 대선 승리 인증 여부를 둘러싼 양당의 대립도 빚어졌다. 최근조지아주 선거관리위원회는 각 카운티 선관위에 선거 결과 인증을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한 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반발하고 있는 민주당은 관련 법안을 무효화하기 위한 소송을 준비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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