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온라인광고 반독점’ 소송 개시… “독점 구축” vs “고객의 선택”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10일 15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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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지난달 워싱턴 연방법원으로부터 ‘독점기업’이라는 판결을 받았던 구글이 이번에는 또 다른 반독점 소송 재판을 맞게 됐다. 앞선 소송에서는 ‘검색’ 분야 독점이 문제였다면, 이번에는 ‘온라인 광고기술’ 분야에서 위법한 경쟁을 했다는 게 골자다. 소송을 제기한 미 법무부는 구글이 이를 통해 온라인 광고를 하려는 광고주들과 광고 수익을 누려야 할 언론사 및 콘텐츠 제작자 모두에게 해악을 끼쳤다고 지적하며 해당 사업부를 매각하라고 요구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날 버지니아 연방법원에서 법무부가 구글에 대해 제기한 광고 기술 시스템 반독점 소송의 첫 재판이 시작됐다. 법무부와 8개 주는 지난해 1월 소송을 제기하며 “구글이 광고 기술을 독점하고 그 지배력을 남용해 (언론사 등 콘텐츠) 게시자, 광고주, 소비자에게 해를 끼치고 광고 기술 산업의 합법적인 경쟁을 파괴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에 따르면 현재 언론사 뉴스 사이트 등 온라인 퍼블리셔의 약 90%가 구글을 통해 온라인 광고를 진행한다. 예컨대 어떤 기업이 언론사의 온라인 뉴스 화면에 광고를 삽입하고 싶으면, 구글의 광고 거래소를 통해 광고 공간을 구매하고 광고가 노출 또는 클릭될 때마다 구글에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구글은 광고비에서 20~30%의 수수료를 뗀 뒤 나머지 금액만 퍼블리셔에게 지급한다. 이 같은 시스템 구축을 위해 구글은 2008년 광고 소프트웨어 회사인 ‘더블클릭’을 인수했고, 결과적으로 시장의 87%를 확보했다.

법무부는 “구글은 이를 통해 독점을 구축했다”며 “경쟁자가 나타날 때마다 규모와 영향력을 이용해 경쟁자를 배제했고 규칙을 조작해 이익을 늘렸다”고 지적했다. NYT에 따르면 해당 사업 부문은 지난해 310억 달러의 수익을 냈는데 이는 구글 전체 수익의 약 10%에 해당한다.

법무부는 구글 내부 문서 등을 근거로 “구글 광고 임원조차 반독점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우리가 (광고) 플랫폼, 거래소, 네트워크를 모두 소유한게 심각한 문제는 아니냐”, “골드만이나 시티은행이 뉴욕증권거래소를 소유한 것과 비슷”이라고 언급했다는 것이다.

소송이 시작되자 구글은 사건과 관련한 내부 메시지를 삭제했다. 이번 재판을 담당한 레오니 브링케마 판사는 “엄청난 양의 증거가 이미 파기됐다”며 “구글의 신뢰성에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법무부는 “단일 회사가 매수, 매도, 시장 거래를 지배하는 유사한 사례는 거의 없다”며 “일반 산업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문제를 빨리 알아차렸겠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작동하는, 알기 어려운 기술이라 문제가 고착화 됐다”고 꼬집었다.

이 모든 주장에 대해 구글은 “고객들이 구글을 선택한 건 구글의 서비스가 최고이기 때문”이라며 “성공은 불법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또 정부가 광고를 운영하는 소규모 기업과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이익이 되는 시스템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글의 수석 변호사인 캐런 던은 10일 열리는 미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의 ‘토론 과외교사’를 맡고 있기도 한 유명 법조인이다.

WP는 앞으로 최소 4주간 진행될 재판 과정에서 법원이 NYT, 뉴스코프를 비롯한 여러 언론사 대표의 증언을 청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첫 증인이었던 USA투데이의 발행사 가넷의 팀 울프 부사장은 “(구글의 수익 착취로 인해) 결과적으로 가장 필요한 곳에서 뉴스가 줄었다”며 “2019년 이후 170개 이상의 출판물을 폐간해야 했고, 이제 미국 전역의 커뮤니티는 지역신문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구글#온라인 광고#반독점 소송#독점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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