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대 최연소 총리에 도전하는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전 환경상이 그동안 소문으로만 돌았던 가정사를 전격 공개했다. 올해 처음으로 친어머니를 만났고,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였다는 사실도 알렸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12일 도쿄 자민당 당사에서 열린 소견 발표에서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와 함께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고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밝혔다. 그는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으며,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만나서 좋았다”고 소개했다.
또 “형제는 형(배우인 고이즈미 고타로)뿐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동생이 더 있었다”라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그는 생모 존재 사실을 알면서도 만날 마음은 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생모를) 만나면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자신이 결혼한 뒤 아들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바뀌었다고 고백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2019년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라며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증조부 때부터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인인 그는 총리 출신 아버지의 뒤를 이어 2009년 국회의원으로 처음 당선했고 현재 5선 국회의원이다. 1981년생 43살로 총리가 되면 역대 최연소다.
일본 정치권 안팎에서는 갑작스러운 그의 가정사 고백이 당내 표심과 여론에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보수층 다수가 반대하는 부부 별성 제도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일본은 부부가 하나의 성을 쓰도록 하고 있고, 대부분의 부인은 결혼 후 원래 성을 버리고 남편 성을 따르고 있다. 어두운 가정사를 공개하며 동정론을 자극하면 보수층의 거부감이 옅어지고 개혁적 이미지가 강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헌법에 자위대를 명기하는 개헌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꾸준히 참배하는 정치인이기도 하다. 경우에 따라서는 보수와 중도층 모두에 어필할 수 있다는 해석도 제기되고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일본 주요 언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과 20%대 지지율로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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