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아이티 이민자들 거주 스프링필드
“여러 시설에 위협, 시청 폐쇄한다”
“음모론자가 트럼프에 영향력” 지적
“스프링필드에서 이민자들이 반려묘와 반려견을 잡아먹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진행된 TV토론에서 했던 이민자 관련 발언의 파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언급한 도시에선 폭탄 테러 위협까지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일 오하이오주 스프링필드시 당국은 “여러 시설에 대한 폭탄 위협으로 시청을 폐쇄한다”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이날 오전 8시 24분경 시 여러 기관과 언론사에 폭탄 테러 위협 이메일이 왔다”고 전했다. 스프링필드에 많이 거주하는 아이티 출신 이민자들도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일부 이민자 가족은 TV토론 이후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있다고 한다.
미 정부와 지역 당국은 트럼프 후보의 발언이 ‘거짓말’이란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스프링필드시 당국은 “이민자들이 다른 주민들의 반려동물을 잡아먹었단 신고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미 백악관도 12일 “(트럼프 발언은) 오물을 확산시키고, 주민들의 삶을 위험에 빠뜨린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잡아먹는다’는 음모론은 공화당 극우 세력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퍼지고 있다. 특히 현지에선 이 주장이 ‘극우 음모론자’로 유명한 로라 루머로부터 비롯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루머는 소셜미디어 ‘X’에서 120만 명의 팔로어를 보유한 여성 인플루언서로, 최근 트럼프 후보 행사에 자주 모습을 드러냈다. TV토론이 열린 10일과 트럼프 후보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한 다음 날인 7월 14일에도 트럼프 후보와 함께 전용기에 탑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11일 뉴욕 ‘9·11 테러 추모식’에도 트럼프 후보와 동행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루머는 토론 며칠 전 소셜미디어에 ‘이민자들이 반려동물을 먹는다’는 음모론을 퍼뜨렸다”며 “이를 상대 공격에 활용하도록 트럼프를 부추겼다”고 전했다. CNN방송도 소식통을 인용해 “루머는 트럼프 개인 전화번호까지 안다”며 “트럼프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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