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농촌 남성과 결혼하는 도시 여성에게 최대 60만엔(약 560만원)을 제공하는 계획을 세웠으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다.
12일(현지 시각)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의 저조한 혼인율과 지역 불균형에 대응하기 위한 일본 정부의 정책에 대해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도시가 과밀화되고, 출생률이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시 여성과 농촌 남성이 결혼하면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작년 일본에서 결혼한 부부는 50만 쌍 미만으로 90년 만에 가장 낮은 결혼 건수를 기록했다고 매체는 전했다. 6월 일본 보건부는 출생률이 8년 연속으로 최저 기록을 세우면서 ‘위험’ 수준으로 판단했다.
일본 학자 오마에 게니치는 일본을 ‘욕망 부족 사회’로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본의 젊은 세대가 위험을 감수하거나 빚을 지는 것을 점점 꺼려해 결혼에 대한 욕구, 자녀를 낳고 싶어 하는 마음, 심지어 성관계에 대한 욕구가 감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지역 발전 불균형도 국가적인 발전에 위기로 다가왔다. 일본 2023년 인구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도쿄로 유입되는 사람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보다 6만8000여명 더 많았고, 그중 절반 이상이 여성이었다. 즉 점점 더 많은 여성이 고등 교육과 취업 기회 개선을 위해 도쿄로 이주하고 있다고 분석됐다.
도시가 과밀화되면서 농촌 지역은 상대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해졌고 빈 집이 늘었다. 인구 부족으로 인해 많은 학교와 병원이 문을 닫아야 했다.
이 때문에 인구와 경제 개발의 균형을 위해 일본 정부는 도쿄를 떠나 농촌 지역 남성과 결혼하는 여성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안을 꺼내 든 것이다. 도쿄도 23개 지자체에 거주하거나 근무하는 미혼 여성을 대상으로 한다.
일본은 앞서 2019년 농촌지역으로 이주한 도쿄 거주자에게 현금을 제공했다. 또 농촌 지역에서 열리는 중매 행사에 참석한 여성들의 여행 비용도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계획이 알려지자 일본 전역에서 비판이 쇄도했다. 누리꾼들은 누리 소통 매체(소셜 미디어)에서 “소녀들은 낙후된 지역을 떠나 도쿄로 와서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 한 것뿐인데 정부가 그들이 돌아오길 원한다”, “납세자의 돈을 오용하는 정책이다”, “여성의 미래는 금전적 방식으로 측정할 수 없다” 등의 비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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