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치던 트럼프 향한 총구, 비밀경호국 먼저 발견해 사격…트럼프는 안전
용의자는 하와이 출신 라이언 웨슬리 루스 …SNS서 트럼프-바이든 비판
해리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 없다”…트럼프 “절대 굴복하지 않겠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두 번째 암살 시도 사건이 발생했다. 유세 중 총기 피습으로 오른쪽 귀가 관통된 첫 번째 암살 시도가 있은 지 두 달여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다치지 않았지만 대선을 50일 앞두고 벌어진 이번 사건으로 대선 구도가 다시 출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 경호를 담당하는 비밀경호국(SS)과 현지 경찰에 따르면 15일 오후(현지시간) 1시반 경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 있는 트럼프 소유 ‘트럼프 인터내셔널 골프클럽’ 인근에서 총격이 발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골프를 치던 중 트럼프 전 대통령에 앞서 골프장 안전을 점검하고 있던 비밀경호국 요원이 골프장 울타리와 덤불 밖으로 나와 있는 총구를 발견하고 사격한 것. 4~6발의 사격을 받은 용의자는 현장에 있던 검은색 차량을 타고 도주했으나 고속도로에서 단속에 걸려 체포됐다.
총격 발생 당시 한 홀 뒤에서 골프를 치고 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즉각 마러라고 리조트로 대피했다. 트럼프 대선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성명에서 “인근에서 총격이 있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용의자를 체포한 수사당국은 이번 총격 사건을 대선 후보 암살 시도 혐의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암살 시도로 보이는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고 했다.
AP통신 등은 수사당국을 인용해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소총을 겨둔 용의자는 라이언 웨슬리 루스(58)라고 보도했다. 루스는 소셜미디어에 노스캐롤라이나 농업기술주립대를 졸업하고 2018년 하와이로 이주했으며 현재 창고건축회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루스는 소셜미디어에 트럼프 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통령 등 정치인을 비판했으며 공화당 대선 경선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와 비벡 라마스와미를 지지하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또 민간 우주기업 스페이스X 창립자 일론 머스크에게 로켓을 사고 싶다며 “로켓에 탄두를 장착해 블라디미르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흑해 저택 벙커에서 그를 끝내고 싶다”는 글과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싸우고 싶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수사당국에 따르면 루스가 있었던 덤불에는 조준경을 장착한 AK-47 유형의 소총과 세라믹 타일이 든 배낭 2개가 발견됐으며 현장 촬영 용도로 보이는 고프로 카메라가 있었다. 릭 브래드쇼 팜비치카운티 보안관 “용의자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리는 300∼500야드(약 274∼457m)로 조준경을 장착한 소총이라면 먼 거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이번 사건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한 후 안도했다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그가 안전해 기쁘다. 미국에 폭력을 위한 자리는 없다”고 했다.
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을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하는 공화당 전당대회 직전인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야외 유세 도중 총기 피습을 당한 지 64일 만에 또다시 암살 시도 사건이 일어나면서 정치적 후폭풍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총격 직후 지지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아무것도 날 늦추지 못할 것이다. 난 절대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일각에선 이번 사건을 두고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형사 기소의 영향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 소속 릭 스콧 상원의원은 “트럼프를 향한 비열한 수사는 위험하며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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