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수장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향후 5년 간 EU 정책을 책임질 새로운 집행위원단 명단을 17일(현지시각) 발표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이날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 있는 유럽의회에서 주요 지도자들과 비공개 논의 끝에 기자회견을 통해 새 집행위원단 명단을 제시했다. 새 집행위원단은 많은 최고위직에 여성을 배치한 것이 특징이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카야 칼라스 전 에스토니아 총리를 외교 정책을 총괄하는 외교안보정책 고위대표로 지명한 것을 포함해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여성 4명을 두고 남성은 2명만 임명했다. 칼라스는 이미 각 회원국 정부 지도자들과 합의한 끝에 내정된 상태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또 스페인 사회당 소속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에게 녹색전환을 이끌도록 하는 한편 경쟁 분야를 총괄하는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지목했다.
핀란드의 헨나 비르쿠넨 유럽의회의원(MEP)을 사법 및 디지털 딤당, 루마니아의 록사나 민자투를 사회 문제를 책임지는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각각 지명했다.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가 대표를 맡고 있는 극우 성향의 이탈리아형제당(FdI)의 라파엘레 피토가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임명된 것은 앞으로 몇 주 동안 열리는 의회 인준 심리에서 논란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고 AP 등 외신은 보도했다. 피토는 통합·개혁담당 수석 부집행위원장으로 지명됐다.
또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무장관은 EU의 산업전략 총괄 수석 부집행위원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이는 EU 내수 담당 집해위원인 티에리 브르통의 전격 사임에 따른 것으로 이로써 프랑스는 집행위원회에서 강력한 목소리를 낼 수 있게 됐고, 많은 사람들은 브르통의 충격적인 사임을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이 프랑스 당국에 압력을 가한 후 가장 노골적인 내부 비판자 중 한 명을 제거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AP가 전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은 차기 집행위원단을 성비 균형을 약속했지만 많은 회원국의 저항으로 무산됐다. 여성 40%, 남성 60%로 ‘숫자’ 면에서 완전한 성평등을 이룰 수 없게 되자,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은 최고 직책에 여성을 더 많이 배치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은 원래 EU 회원국들은 집행단 구성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전에 22%의 여성 후보자만 제안했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은 “저는 회원국들과 협력했고 균형을 여성 40%, 남성 60%로 개선할 수 있었다”며 “그리고 그것은 우리가 이룬 만큼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워장이 차기 집행단 인선을 마친 만큼 이제 유럽의회의 청문회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인선을 거부당하면 회원국들이 다른 후보를 내세우도록 압박할 수 있다.
모든 시선이 피토에게 쏠릴 것으로 예상되며, 일부는 이미 그의 임명을 비판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독일 녹색당 의원이자 유럽의회 의원으로 활동중인 라스무스 안드레센은 극우 정당의 대표를 위원회 부위원장 자리에 임명하는 것은 “완전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안드레센은 “반유럽주의자가 EU 기금을 관리할 수 있겠냐”고 물었다.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 정당 소속인 마농 오브리 유럽의회 의원은 “처음으로 우리 유럽 집행위원회의 간부 중 한 명이 극우 출신이다. 전례가 없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은 집행위원회가 창립 회원국이자 주요 경제국으로서 이탈리아의 영향력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균형이 매우 잘 유지되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는 피토가 고위직에 임명된 것을 환영하며, 이를 “EU에서 우리 국가의 새로운 중심적 역할을 확인하는 중요한 인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탈리아가 마침내 유럽의 주인공으로 돌아왔디”고 덧붙였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