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지원을 받는 친(親)이란, 반(反)이스라엘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근거지 레바논에서 ‘무선호출기(삐삐) 폭발’에 이어 ‘휴대용 무전기 폭발’이 대규모로 발생해 최소 25명이 숨지고 600명이 다쳤다. 레바논에서 ‘통신장치 폭발 테러’로 인한 피해와 공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 사태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이스라엘은 “전쟁의 새로운 단계를 시작한다”며 사실상 확전을 선언한 뒤 레바논 남부에 공습을 가했다. 또 가자지구에 배치돼 있던 일부 부대를 레바논과의 국경 지역인 북부로 이동시켰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8일(현지 시간) BBC 등에 따르면 레바논 보건부는 동시다발적 무선호출기 폭발이 발생한 다음 날인 이날 오후 5시경부터 무전기 폭발이 이어져 최소 25명이 숨지고 600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남부 베까 등 헤즈볼라의 거점 지역에서 주로 무전기 폭발이 발생했다. CNN은 소식통을 인용해 초기에 베이루트 남부 교외와 레바논 남부에서 각각 15∼20건의 폭발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일부 폭발은 17일 무선호출기 폭발로 숨진 사망자 12명의 장례식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바논 통신부는 이날 폭발한 무전기가 일본 회사인 ‘아이콤’이 제작한 IC-V82 모델로 이미 단종됐다고 밝혔다. 또 당국의 공식적인 판매 허가나 보안 심사도 거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로이터통신은 ‘made in Japan(일본에서 생산)’ 라벨을 확인했다고 전했지만 아이콤 측은 가짜로 보인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전날 무선호출기 폭발 사태 뒤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선언했지만 이스라엘은 여전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북부 전선(헤즈볼라와의 충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전쟁의 새로운 단계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CNN은 “이스라엘이 중동을 더 큰 갈등으로 몰아넣은 역할을 암묵적으로 인정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스라엘군은 18일 레바논 치히네, 타이베, 블리다, 마이스엘자발, 아이타룬, 크파르켈라 등 6곳의 헤즈볼라 시설과 키암 지역 무기저장 시설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가자지구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육군 사단을 북쪽으로 재배치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전쟁 우려가 커지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레바논에서 발생한 폭발 사태와 관련된 긴급회의를 20일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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