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가짜뉴스 삭제” 브라질 법원 명령에 ‘항복’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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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서울=뉴시스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가짜뉴스 게시물 삭제를 놓고 브라질 법원과 갈등을 빚어왔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법원 명령을 준수하겠다”며 사실상 ‘항복’을 선언했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 “X가 브라질 대법원이 지적한 가짜뉴스 계정들을 차단하고 관련 게시물도 삭제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X가 고용한 브라질 현지 로펌도 20일 성명에서 “대법원이 요구한 관련 자료들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올해 4월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이 “X는 유해한 거짓 정보를 퍼뜨리는 계정을 정지하거나 제한하라”고 명령하며 촉발됐다. 머스크 CEO는 “언론 자유 탄압”이라며 반발했고,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벌금을 부과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머스크 CEO가 여전히 따르지 않자 대법원은 브라질 내 X 운영을 정지시켰으며, 머스크 CEO의 또 다른 기업인 스페이스X 계좌도 동결시켰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은 “X의 미납 벌금이 1850만 헤알(약 45억 원)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머스크 CEO는 지모라이스 대법관의 탄핵까지 주장하며 맞섰으나, 19일 브라질 법원이 “X가 사용자의 우회 접속을 허용했다”며 벌금 500만 헤알을 추가 부과하자 입장을 선회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브라질은 X 이용자가 약 2500만 명에 이르는 중요한 해외 시장 중 하나”라며 “법원 압박 이후 브라질 이용자들이 다른 소셜미디어로 옮겨가자 머스크도 백기를 들었다”고 분석했다.

머스크 CEO는 미국에서도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고 있다. 2022년 X 인수 과정을 조사 중인 미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그간 소환에 불응해온 머스크 CEO에 대한 처벌을 법원에 요청했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SEC는 최근 법원 제출 서류를 통해 소환 명령을 어긴 머스크 CEO에게 민사상 ‘모독죄’를 적용해주길 요청했다”고 20일 전했다. SEC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10일 출석하기로 했으나 예정 시간을 3시간 앞두고 갑자기 불참을 통보했다. 당시 머스크 CEO는 플로리다주에서 스페이스X의 로켓 발사를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SEC는 머스크 CEO가 X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증권법 및 공시 의무를 위반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를 벌여왔다. SEC는 머스크 CEO가 대면 조사를 계속 거부하자 지난해 10월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5월 머스크 CEO에게 소환 조사에 응할 것을 최종 명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