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시진핑에 美제품 사라 전화할것”… 해리스와 ‘中 때리기’ 경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9월 25일 03시 00분


[2024 미국 대선]
美농산물 등 266조원 수입 약속한… 재임때 체결 무역 합의 들고 나와
해리스 지원 ‘중국車 금지’에 맞불… ‘러스트벨트’ 유권자에 구애 행보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대선의 핵심 경합주이자 북동부의 쇠락한 공업지대 ‘러스트벨트’의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주 등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중국 때리기’에 나섰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 노릇을 하는 동안 이 지역에서 일자리를 잃은 제조업 근로자가 많고, 최근 미 사회의 반(反)중 여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트럼프 후보는 23일 “11월 대선에서 승리하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재임 시절인 2020년 1월 체결한 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이행을 요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중국은 500억 달러의 미국산(産) 농산물을 포함해 총 2000억 달러(약 266조7000억 원)의 상품, 에너지, 서비스 등을 수입하기로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사태, 미중 갈등 심화 등으로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고 트럼프 후보 또한 2021년 1월 퇴임했다.

해리스, UAE 대통령과 회동 2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 출처 해리스 후보 ‘X’
해리스, UAE 대통령과 회동 23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랍에미리트(UAE) 대통령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해리스 후보는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는 뜻을 전했다. 사진 출처 해리스 후보 ‘X’
해리스 후보 또한 10일 트럼프 후보와의 TV토론에서 “트럼프가 (집권 중) 무역전쟁을 초래해 미국을 중국에 팔아넘겼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미 수입 물가가 상승했고 서민들이 고통받았다는 취지다. 조 바이든 행정부 역시 23일 미 자동차산업의 메카인 미시간주 유권자를 겨냥해 2027년부터 중국산 자동차 수입을 사실상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때리기를 통해 해리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 트럼프 “시진핑, 美 제품 구입 약속 지켜야”

트럼프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스미스턴에서 열린 농업인 행사에서 “(재집권하면) 시 주석에게 전화해 ‘약속을 지키라’고 할 것”이라며 “(당시) 중국이 500억 달러어치의 미 농산물을 구매하기로 했다. 시 주석이 100% 구매할 것으로 장담한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두고 그가 재집권 시 중국과의 ‘2차 무역전쟁’을 예고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는 최근 “재집권하면 중국의 무역 최혜국 대우를 박탈하고 60% 이상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언급했다. 여기에 더해 중국에 미국산 제품 구매를 압박하는 것은 대선 승리 시 또 다른 무역 합의를 추진할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다는 의미다.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펜실베이니아주 인디애나 유세에선 “중국, 멕시코 등이 미 자동차 노동자에게 해를 끼치는 차를 미국에서 판매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라며 ‘관세’를 통한 중국산 자동차 퇴출을 예고했다.

트럼프, 물건 사던 여성에 100달러 선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23일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키태닝의 한 슈퍼마켓을 예고 없이 찾아 여성 고객에게 100달러 지폐를 건네고 있다. 재집권하면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뜻도 밝혔다. 사진 출처 마고 마틴 트럼프 대선 캠프 커뮤니케이션 부국장 ‘X’
트럼프, 물건 사던 여성에 100달러 선물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23일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 키태닝의 한 슈퍼마켓을 예고 없이 찾아 여성 고객에게 100달러 지폐를 건네고 있다. 재집권하면 경제 살리기에 주력할 뜻도 밝혔다. 사진 출처 마고 마틴 트럼프 대선 캠프 커뮤니케이션 부국장 ‘X’
그는 펜실베이니아주 키태닝의 슈퍼마켓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이곳에서 물품을 사던 백인 여성에게 100달러(약 13만5000원)를 주며 “(재집권하면) 백악관에서 당신을 위해 이런 일을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 후보는 이날 재임 중 한국의 세탁기, 캐비닛 등에 50%의 관세를 부과한 사실도 치적으로 홍보했다. 또 올 5월 유세에선 “한국은 우리의 조선 및 컴퓨터 산업을 가져갔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내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연장하지 않았다면 한국과 중국산(픽업 트럭)이 우리를 파괴하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 해리스도 중국 때리기에 적극적

바이든 행정부는 23일 미시간주의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가 기존 내연차 생산에서 전기차 생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910만 달러를 직접 지원하는 방안도 공개했다. 이와 별도로 10억 달러의 기금을 조성해 이들을 간접 지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

해리스 후보도 중국에 적대적인 발언을 거듭해 왔다. 그는 10일 TV토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재임 중 시 주석에게 “코로나19 대응에 협조해줘 고맙다”는 취지로 쓴 트윗을 거론하며 “중국에 저자세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그는 올 8월 민주당 전당대회의 대선 후보 수락 연설에선 “인공지능(AI), 우주 분야의 21세기 경쟁에서 중국이 아닌 미국이 승리하도록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9월 CBS 인터뷰에서는 “국제 규칙 및 규범 준수, 안정성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에 투자하는 것은 최선의 선택이 아니다”라고 했다.

#트럼프#해리스#러스트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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