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유엔 연설 나선 바이든…北비핵화 언급 사라졌다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9월 25일 09시 05분


작년까지 세 차례 연설에선 매번 북한 언급
“함께하면 불가능 없다” 국제사회 단결 촉구
“中경쟁 관리하고 인도태평양 동맹 계속 강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9.25. [뉴욕=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미국 뉴욕의 유엔 본부에서 열린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9.25. [뉴욕=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임기 중 마지막 유엔 연설에 나서 중동 확전 자제, 가자지구 협상 타결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매년 언급했던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한번도 문제가 과거에 비해 외교정책 관심사에서 멀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총회 연설자로 나서 “미국 대통령으로서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는 영광을 누리는 것은 이번이 네번째”라며 “이번이 마지막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1년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매년 9월 유엔 총회에 빠짐없이 참석해 연설했다. 재선 도전 포기로 내년 1월 퇴임이 예정돼 있어 미 대통령으로서는 이번이 마지막으로 유엔 총회 무대에 올랐다.

바이든 대통령은 약 24분간 연설에서 북한과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유엔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첫해 유엔 연설에서 “한반도 비핵화 완수를 위해 진지하게 일관된 외교를 추구한다”며 북한을 겨냥했고, 북한 주민들의 삶 향상도 언급했다.

이듬해 연설에서도 “북한은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며 “핵 전쟁은 승리할 수 없고 결코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엔 “북한의 지속적인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을 규탄한다”며 “우리는 외교에 전념하고 있다. (이는) 한반도 비핵화를 가져올 것이다”고 강조했다.

3년간 연설 단골 소재였던 북한이 연설문에서 사라진 것은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 등에 미국의 관심이 집중돼 있는 현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북한은 최근 고농축 우라늄(HEU) 제조 시설을 공개하는 등 도발 행위를 지속하고 있으나, 미국의 최우선관심사는 아닌 것이 사실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국제사회가 여러 도전에 직면하고 있으나, 함께 힘을 모으면 이러한 위기를 헤쳐나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냉전, 중동 전쟁, 베트남 전쟁 등으로 힘겨웠던 과거 미국의 모습을 언급한 뒤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 우리는 결코 그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내 커리어 내내 그런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한 “우리는 우리 생각보다 더 강하다.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함께 있을 때 더욱 강력하다”며 “우리가 함께 노력한다면 불가능한 것은 없다. 함께 노력하자”고 국제사회의 단결을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서는 변함없는 지원을 강조한 반면, 가자사태와 관련해서는 확전 자제와 빠른 협상 타결을 주장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지칠수도, 외면할 수도 없다”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을 포기하기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가자 사태와 관련해서는 인질 가족, 가자지구 민간인들 모두가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며 “이제 당사자들이 협상을 마무리할 때다. 인질들을 집으로 데려오고 이스라엘과 가자의 안전을 보장하며, 가자지구를 하마스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하고 전쟁을 끝내라”고 주장했다.

이스라엘과 헤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간 교전이 격화되고 있는 것을 두고는 “전면전은 누구에게도 이익이 되지 않는다”며 “상황이 악화되더라도 외교적 해결은 여전히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바이든 대통령은 “미중 경쟁의 책임있게 관리해 갈등으로 빠지지 않게 한다”는 원칙도 재차 언급했다.

동시에 “인도태평양에서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를 계속 강화해나갈 것이다”며 “이들은 자유롭고 개방적이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인도태평양의 초석을 다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 개혁을 위해 안보리 이사국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바이든 대통령은 “나는 이러한 일들을 함께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더 강력하고 효과적이며 포용적인 유엔을 구축해야 한다. 유엔은 새로운 목소리와 새로운 관점에 적응하고 새로운 시각을 가져와야 한다”며 “이것이 유엔 안보리 개혁과 이사국 확대를 지지하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유엔 개혁 방안을 논의했다.

[워싱턴=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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