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생중계하던 美 기상캐스터, 갑자기 물에 뛰어든 이유는?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9월 29일 12시 55분


여성 비명 들리자 물에 뛰어들어 구조

ⓒ뉴시스

미국 남동부를 강타한 초대형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날씨를 전하던 기상캐스터가 물에 빠진 여성을 구조하는 모습이 생방송에 포착돼 화제다.

지난 27일(현지시각)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이날 기상캐스터 밥 반 딜런은 폭스뉴스를 통해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지역의 침수 현장을 생중계하고 있었다.

당시 방송에서 딜런은 자신의 뒤편에 물에 잠긴 차량이 있다며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피해 상황을 전했다. 곧 차량에 타고 있던 여성이 간절하게 도움을 요청하자 “방금 911에 전화했다. 괜찮다”고 말하며 그를 안심시켰다.

그러나 잠시 후 이 여성의 비명이 들리자 결국 딜런은 카메라를 향해 “잠시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 이 여성을 더 도와줄 방법이 있는지 알아봐야겠다”고 말한 뒤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후 이어진 장면에서는 그가 여성이 타고 있던 차량에 접근해 여성을 끌어내린 뒤 자신의 등에 업고 무사히 물속을 빠져나오는 모습이 카메라에 담겼다.

구조를 마친 딜런은 생방송을 다시 이어가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이후 인터뷰에서 “바지에서 지갑과 휴대전화를 꺼내고 곧장 물속으로 들어갔다. 가슴 높이까지 물이 들어찼다. 차 안에 있던 여성은 거의 목까지 물에 잠긴 상태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같은 상황이었다면 누구든지 똑같이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구급대원이 도착할 때까지 장시간 물속에 있어 체온이 떨어진 여성을 위해 자신의 셔츠를 벗어주기도 했다. 현장에 도착한 여성의 남편은 딜런에게 감사 인사를 거듭 전했다고 한다.

한편 지난 26일(현지시각) 미국 플로리다주에 상륙해 조지아주와 노스·사우스 캐롤라이나주 등 남동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헐린은 전체 5등급 중 두 번째로 위력이 강한 4등급 허리케인이었다.

현재는 열대성 폭풍으로 약화했으나 시속 220km가 넘는 강한 바람과 폭우로 최소 41명이 사망하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기상캐스터의 구조 소식이 전해진 조지아를 비롯한 노스캐롤라이나 지역 등에는 여전히 홍수 경보가 내려진 상태다.

무디스 집계 결과 이번 허리케인 피해액은 재산 피해만 약 150억~260억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미 정부는 28일(현지시각) 이번 허리케인으로 피해를 입은 미국 동남부 전역에 복구 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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