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당, 예상 득표율 29%…하원 183석 중 56석 추정
단독 정부 구성 불가…연립내각 구성도 회의적 전망
예고된 극우 돌풍에 반전은 없었다. 지난 29일(현지시각) 치러진 오스트리아 제28대 국민의회(하원) 총선거에서 나치(독일국가사회주의노동자당)계 인사가 만든 정당인 극우 성향 오스트리아자유당(FPÖ)이 제1당에 올라 돌풍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폴리티코, 도이체벨레(DW), 르피가로 등 외신을 종합하면 투표율 78%로 마감된 이날 총선 출구 조사 결과 자유당은 득표율 28.8%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 득표율 순위는 ▲중도우파 성향 오스트리아인민당(ÖVP) 26.3% ▲중도좌파 성향 오스트리아사회민주당(SPÖ) 21.1% ▲중도 성향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NEOS) 9.2% ▲좌파 성향 녹색당(GRÜNE) 8.3% ▲극좌 성향 오스트리아공산당(KPÖ) 2.4% ▲중도좌파 성향 맥주당(BIER) 2% 등으로 집계됐다.
자유당은 예고된 선두를 현실로 만들었다. 유럽연합(EU) 전문 매체 유락티브가 지난 23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가 들어맞으면서 이변 없이 원내 제1당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자유당 지지는 오스트리아 유권자 630만 명 중 35~39세 남성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자유당은 하원 183석(과반 92석) 의회에서 56석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뒤로 인민당(52석)과 사회민주당(41석)이 많은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추정된다.
헤르베르트 키클 자유당 대표는 “모든 정당과 정부를 구성할 준비가 됐다”라며 “우리는 오늘 함께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새로운 시대의 문을 열었다”고 선거 승리를 선언했다.
인민당 소속 카를 네하머 오스트리아 총리는 “선거 결과가 씁쓸하다”며 “불행히도 우리는 1위를 차지하지 못했다. 하지만 우리 중 누구도 자책해서는 안 된다”고 패배를 인정했다.
다만 자유당은 1당이 되더라도 총리를 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자유당은 과거에도 연방·지방정부 구성 연정에 참여한 적은 있지만 총리를 배출한 적은 없다.
단독 내각 구성이 불가능한 현재 판세에서 네하머 총리가 속한 오스트리아인민당은 극우 세력과 연립내각을 구성하지 않겠다고 못 박아 놓은 상태다.
차기 연정 구성에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인민당은 사회민주당, 녹색당,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 등을 우군으로 고려하고 있다.
사회민주당에서 정치 생활을 시작해 녹색당 당대표를 역임한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지난해 반(反)EU·친(親)러시아 정당 인물은 내각 등용을 승인하지 않겠다고 공언해 자유당 연정 출범 저지 의사를 천명한 바 있다. 오스트리아 대통령은 총리, 부총리, 장관 임명을 승인할 권한이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민, 망명, 경제 침체, 우크라이나 전쟁 등이 주요 의제로 부각됐다. 자유당은 유권자에게 ‘오스트리아 요새’를 건설해 안보, 번영, 평화를 회복하겠다고 공약했다.
자유당은 1950년대 나치 출신 인사가 만들었다. 자유당 후보자 일부는 선거 전 나치친위대(SS·슈츠슈타펠) 노래를 부르는 모습이 관찰되기도 했다.
오스트리아 안에서 극우 행진은 지난 6월 유럽의회 선거에서도 나타났다. 자유당은 당시 득표율 25.4%로 제1당인 인민당(24.5%)과 제2당인 사회민주당(23.2%)에 신승을 거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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