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선전포고’에 보복 예고한 이스라엘…핵 시설 겨냥할까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2일 13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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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이란 공격은 실패”…보복 공격 예고
헤즈볼라 약화, 대선 앞둔 美…대응 수위 높을 듯
이란 공격 ‘선전포고’ 해석…핵 시설 겨냥 가능성도

AP=뉴시스
AP=뉴시스
이란이 이스라엘에 탄도 미사일 180여대를 발사하며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 이스라엘이 보복을 예고한 가운데, 이란의 핵 시설을 겨냥한 대대적인 대응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1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이란의 대규모 공격 직후 안보 회의를 열어 보복을 예고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란의 공격은 실패했다”며 “누가 우리를 공격하든 우린 그를 공격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 참모총장도 대응 시기와 장소를 선택하겠다고 예고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방위군(IDF) 대변인도 “이번 공습은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군이 대응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란의 미사일 공격은 이날 오후 7시30분께부터 약 1시간 동안 이뤄졌다. IDF 평가에 따르면 이란은 탄도 미사일 181발을 이스라엘로 향해 발사했다.

익명의 이란 관료들은 뉴욕타임스(NYT)에 이란 카라지, 케르만샤, 이란령 아제르바이잔 소재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 기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으로 이스라엘이 입은 피해는 경미하다. 미사일 대부분 격추됐으며, 군 역량에도 영향이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미사일 일부만 이스라엘 중부와 남부에 타격을 입혔고, 서안지구와 이스라엘 내에서 파편에 맞아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란과 이스라엘은 지난 4월에도 직접 공격을 주고받았다. 이란은 당시 이스라엘로 미사일과 드론 등 350여발을 발사했지만, 사전에 간접적으로 공격을 예고하면서 이스라엘의 피해가 최소화됐다.

이스라엘도 자칫 이란에 적극 대응할 경우 중동 내 대리 세력들이 광범위한 보복에 나설 것을 우려해 이란 영토 내 방공 시설만 제한적으로 공격, 상징적 대응에 그쳤다.

하지만 6개월 전과 상황이 크게 바뀐 만큼 이스라엘의 대응 수위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의 최대 대리 세력인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의 대대적 공격으로 조직력과 공격 능력에 큰 타격을 입어, 이란의 억지력을 상당 부분 제거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란 전문 퇴역 이스라엘 정보 장교인 대니 시트리노비츠는 NYT에 “헤즈볼라가 합류할 위협이 본질적으로 없기 때문에 이스라엘은 4월보다 훨씬 더 자유로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확전 억제를 촉구해온 미국이 다음달 대선을 앞두고 있어 이스라엘에 대한 영향력은 크게 줄었다.

시트리노비츠는 “이건 끝을 예측하기 어려운 확전이다. 이스라엘의 행동은 거의 확실하게 이란의 또 다른 대응을 촉발할 것이다”라며 “우린 이란과 무력 대결의 시작점에 있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무엇보다 이란이 지난 4월과 달리 공격 몇 시간 전 계획을 예고했고, 무기 종류도 더욱 고도화된 미사일을 동원한 점이 이스라엘엔 일종의 선전포고로 해석되고 있다.

미 국방부 출신의 그랜트 럼리 워싱턴 근동정책연구소 선임 연구원은 NYT에 “이번 공격을 단순히 상징적인 것으로 보긴 어렵다”며 “확실히 이란발 확전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악의 경우 이스라엘이 이란 핵 능력을 겨냥해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네타냐후 총리의 국가안보보좌관을 역임한 야코브 아미드로르 퇴역 소장은 “이란이 우릴 해칠 수 있는 능력에 비해 역으로 우리가 얼마나 그쪽에 피해를 줄지가 유일한 문제”라며 이란 핵 시설 공격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NYT에 따르면 미국 관료들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 프로그램 핵심인 나탄즈 농축 시설을 공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나프탈리 베넷 전 이스라엘 총리도 이번 기회로 이란과의 역학 관계를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베넷 전 총리는 소셜미디어에 “지금 행동에 나서 (이란의) 핵 프로젝트와 주요 에너지 시설을 파괴해 이 테러 정권에 치명적인 타격을 가해야 한다”며 “문어가 촉수를 심하게 다쳤으니 이제 머리를 노려야 할 때”라고 비유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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