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에서는 주말인 5일 밤 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폭격을 강화하면서 레바논 내부의 북쪽 깊숙한 지역의 난민 수용소를 타격, 수도 베이루트 남쪽 교외에서도 거대한 폭발음과 함께 지축이 흔들렸다.
이스라엘군은 이 날 처음으로 헤즈볼라와 하마스 양쪽을 한 날에 모두 폭격하면서 레바논에 대한 전투를 더욱 강화했다.
이 때문에 레바논에서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을 포함한 수 천 명씩의 주민들이 전쟁과 폭격 지대가 확대되는 것을 피해서 피난길에 나섰다.
이와 함께 전세계의 다른 지역에서는 가자지구의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1주년( 10월 7일)을 앞두고 가자 전쟁에 반대하며 종전을 요구하는 시위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는 이스라엘군이 시내 초이팟, 하렛 흐레이크 등 주거지에 주민 소개령을 내린 후 이날 밤 자정 께부터 대규모의 폭격을 시작했다.
AP취재단이 촬영한 동영상에는 헤즈볼라 대원이 많이 있는 남부 교외의 인구 밀집 지역에서 밤하늘이 폭격으로 한 낮처럼 밝아지는 광경이 담겨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5일 낮부터 레바논 북부 베다위 난민수용소를 폭격해서 하마스군의 지휘관과 그의 아내, 어린 딸 2명 등 일가족을 몰살 시켰다고 하마스 무장군이 밝혔다.
이어서 나중에는 또 다른 군 지휘관이 레바논 동부 베카 밸리 부근에서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숨졌다고 하마스가 발표했다.
이런 폭격들 때문에 레바논 주민들은 빌딩이 무너지고 벽돌벽과 계단 등 건축물의 대부분이 사라져 버리는 극심한 피해를 겪어야 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 있던 하마스 군 지휘관 2명이 군사작전이 격화하는 와중에 살해 당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하마스와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벌써 여러 명의 하마스군 지휘관들을 처형했고 레바논에 거주하던 헤즈볼라의 최고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까지 폭사시키는 전과를 올렸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 공격을 시작한지 2주일도 안돼서 레바논의 민간인과 의료진, 헤즈볼라 전투원 등 최소 1400명 이상의 레바논인들이 살해 당했다. 또한 120만 명 이상이 집을 잃고 피난민이 되었다.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무장단체를 국경지대에서 완전히 몰아내고 그 곳의 이스라엘인들을 귀국 시킬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를 40여년 이끌어 왔던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를 비롯한 지도자들을 여러 차례 공격해서 살해한 이후로 “제한된 지상 작전”을 표방하면서 레바논 남부에 대한 침공 작전을 시작했다.
이번 전투는 2006년 이스라엘- 레바논 전쟁 이후 단기 전투로는 최대의 사상자를 낸 최악의 전쟁이다.
이스라엘군 9명도 지상전에서 전사했지만 이스라엘이 살해한 헤즈볼라 대원은 440명에 이른다고 이스라엘은 발표했다.
이란의 아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가자와 레바논 양쪽에서 모두 정전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지만 어느 나라들이 중재에 나서고 있는지는 말하지 않았다.
다만 그는 정전을 위해 나선 국가들에는 중동 국가들과 일부 중동 외의 지역 국가들도 포함되어 있다는 것만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 저녁 ”이스라엘은 나라를 방어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고 말하면서 ”우리는 레바논(공격)은 아직 끝내지 않았다“며 공격을 계속할 것을 암시했다.
이스라엘군은 레바논에서 이스라엘 영토 안으로 발사한 폭발물 추진체가 약 90발에 달한다고 밝혔다. 대부분은 방공망으로 퇴치했지만 일부 몇 개는 북부의 데이라 알-아사드 아랍인 마을에 떨어져서 3명이 다쳤다고 이스라엘 당국은 발표했다.
5일 새벽까지의 야간 공습에서 이스라엘군은 12발의 미사일을 발사했고 레바논에서는 이 때문에 최소 6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레바논 국영 NNA통신이 보도했다.
레바논 정부 통계로는 이 군이 공격한 2주일 동안 레바논에서 이웃 시리아로 달아난 사람만 해도 37만 5000명에 달한다.
AP기자들은 레바논의 마스나 국경 통로를 수 백명씩 걸어서 통과하는 레바논 피난민들을 보았고, 이들이 이스라엘군 폭격으로 도로위에 파인 커다란 웅덩이들과 폐허를 우회해서 걸어가거나 곳곳에서 폭격에 몸을 웅크리고 숨어 있는 것도 목격했다.
헤즈볼라 군의 무기들은 대부분 이란으로부터 시리아를 거쳐 들여온 것들이다.
레바논 거주 시리아 난민인 이사 힐랄은 이제 다시 시리아로 돌아간다며 ”벌써 길을 떠난지 이틀이 넘었다. 도로는 피난민으로 꽉찼고 이동하기 너무 힘들다. 여기 까지 오느라고 거의 죽을 뻔 했다“고 말했다. 곳곳에서 아이들이 울거나 칭얼대는 소리가 들렸다.
다른 피난민들은 베이루트의 유명한 해변호텔 코린슈 옆에 텐트를 친 채 버티고 있다. ”우린 이제 죽는 것도 상관없다. 다만 네타냐후의 손에 죽는 것이 싫을 뿐이다“라고 오말리 음셰이크는 말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수도 로마에서는 주말인 5일(현지시간) 수 천명의 친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도심에 모여서 레바논 국기와 팔레스타인 국기를 들고 레바논 전투의 즉각 중지와 종전 협상을 요구했다.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으로 가자 전쟁이 시작된지 1주년인 7일에는 더 많은 곳에서 반전 시위와 정전 요구 시위가 일어날 것으로 AP통신 등 외신들은 예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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