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7일(현지 시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 전쟁’이 발발 1년을 맞은 가운데, 레바논과 예멘 등으로도 전선이 확대되는 이른바 ‘다중 전선 전쟁(multifront war)’ 양상을 보이고 있다.
특히 1일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은 이란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은 물론 핵 시설 공습까지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며 원유 가격 주간 상승률은 2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인 수도 베이루트 남부를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또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 대한 공습도 계속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사망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후계자 하솀 사피엣딘은 4일부터 연락이 끊기며 사망설이 제기됐다. 헤즈볼라는 6일 “교전으로 이스라엘군 25명 이상을 사살했다”고 밝혔고, 가자지구에선 이날 이스라엘 공습으로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다.
한편 가자 전쟁 발발 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선 약 4만2000명, 이스라엘에선 약 1200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23일부터 이스라엘의 본격적인 공습이 시작된 레바논에선 약 2000명이 숨졌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발발한 ‘가자 전쟁’ 1주년을 앞둔 6일(현지 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에 대한 대규모 공습을 이어 갔다.
특히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일 진행됐던 이란의 대규모 탄도미사일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이란의 석유 인프라와 군사시설뿐 아니라 핵 시설 타격도 계속 검토하고 있다. 그간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 같은 중동내 친이란‧반이스라엘 무장단체와 더불어 이란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을 핵심 안보 리스크로 여겨 왔다. 최근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무력화시키며 자신감을 얻은 이스라엘이 사실상 ‘레임덕(권력 누수)’ 상태인 조 바이든 미 행정부 등의 반대와 확전 우려에도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에서 힘 얻는 “이란 핵시설 공격” 여론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4일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선 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공격하지 않느냐는 여론이 있다”며 “아마도 관련 목표를 달성하려는 시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나프탈리 베네트 전 이스라엘 총리도 2일 X에 “지금 당장 이란의 핵시설을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력 정치인들이 나서서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것.
이스라엘에서 이란 핵 시설 공격 여론이 부각되는 이유는 최근 대규모 공습으로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군사력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이란 핵 시설을 공격해도 치명적인 보복을 당할 가능성이 낮아진 것이다. 핵 전문가인 그레고리 코블렌츠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워싱턴포스트(WP)에 “(헤즈볼라의 방대한 로켓과 미사일은) 이스라엘이 핵 시설을 공격할 것에 대비한 이란의 보험 정책이었다”고 전했다.
미국은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우려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을 자제시키지 못하고 있는 모양새다. 폴리티코는 바이든 대통령이 레임덕에 빠졌고, 미 정부 관계자들도 이스라엘의 공격을 완전히 억제하기보다 제한하는데 만족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은 4일 “이란의 핵시설이야말로 당신(바이든)이 때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에 힘을 실어 줬다. 이스라엘이 대선을 앞두고 어수선한 미국의 정치권 상황을 이용해 더욱 이란에 대한 강경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론 핑카스 전 뉴욕 주재 이스라엘 총영사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정치인들보다 워싱턴 게임(미 정치권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끌고 가는 전략)에 더 능숙하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전했다.
●공군 또는 탄도미사일 공격 시나리오
NYT는 5일 “이스라엘은 이전보다 더 강력하고 공개적인 방식으로 이란을 직접 공격할 준비가 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란 핵 시설 공격은 공군이나 미사일을 이용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공군을 이용할 경우 이스라엘 군용기들은 최소 1600㎞를 비행해야 한다. 이란의 방공망이 레바논이나 예멘보다 우수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지난달 29일 예멘의 친이란 무장단체 후티 반군을 공격할 때보다 훨씬 많은 전투기, 정찰기, 공중급유기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도 거론된다. 미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정거리가 3200㎞와 6400㎞에 이르는 탄도미사일 ‘제리코2’와 ‘제리코3’을 보유하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할 때 공군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며 핵 시설 타격 때 미사일이 이용될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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