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달 24일 경기 부양을 위해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을 발표한 데 이어 8일 공공지출 확대 등을 포함한 재정 정책을 발표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라는 목표치 달성에 빨간불이 켜지자, 유동성 공급에 이어 직접 돈을 풀어 경기 회복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7일 중국 국무원 신문판공실에 따르면 중국 거시경제 담당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의 정산제(鄭柵潔) 주임(장관)은 8일 ‘패키지 증량(增量)정책의 시스템적 이행 및 경제 상승 구조 개선’ 등에 대한 기자회견을 연다. 증량정책이란 정부 투자와 국유기업 자금 운용 확대 등을 포함한 확장적 경제정책을 일컫는다. 이에 따라 대규모 국채 발행을 통해 공공 지출을 확대하는 방안 등이 발표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중국 중앙은행 런민(人民)은행은 지난달 24일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춰 1조 위안(약 190조 원)의 유동성을 공급한다”고 밝혔다. 동시에 단기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를 0.2%포인트 낮추고, 기존 주택담보대출 금리까지 평균 0.5%포인트 낮추겠다고 했다.
이 같은 부양 정책에도 중국에선 내수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이를 극복하려면 추가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관광 성수기로 꼽히는 국경절 연휴(1∼7일) 동안에도 관광객은 크게 늘었지만, 정작 1인당 지출액은 줄었다. SCMP는 업계 관계자를 인용해 “여행객들이 돈 쓰기를 주저하면서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암울하다”고 전했다.
“中경제 위기감… 최대 1900조원 재정확대정책 준비”
中, 오늘 경제부양책 발표 2, 3분기 연속 4%대 성장 전망속 민생지원-인프라 투자 포함될듯
중국 정부가 지난달 지준율과 정책 금리를 동시에 낮춘 데 이어 공공 지출 확대에도 나서는 것을 두고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분기(1∼3월) 5.3%로 목표치를 상회했지만, 2분기(4∼6월)는 시장 전망보다 낮은 4.7%까지 꺾였다. 3분기(7∼9월) 역시 4%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달 26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회의에서도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중앙정치국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기초 여건)과 잠재력 등은 변하지 않았지만, 동시에 현재 경제 운영에 몇 가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해마다 4, 7, 12월 회의에서 경제 분야를 다뤄 왔지만, 올해는 9월 회의에서도 경제를 전면에 내세운 것도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 회의에선 재정 및 통화 정책을 통해 재정 지출을 늘리고, 정부 투자가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8일 발표되는 재정 정책은 대규모 공공 지출 확대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블룸버그통신은 앞서 3일 “중국 정부가 최대 10조 위안(약 1900조 원) 규모의 재정 팽창 정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중국 정부의 재정 여건을 감안하면 초장기 특별 국채나 지방 특별 채권을 통해 최대 10조 위안까지 자금 조달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 중산층 이하의 세금 감면과 의료·보육 분야 서비스 강화 등 민생 지원 대책과 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이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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