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안 가질래’…美 MZ에 해리스가 보낸 메시지 화제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8일 16시 45분


해리스 민주당 후보, 팟캐스트 ‘콜 허 대디’와 인터뷰
틱톡에 올린 ‘MZ 향한 메시지’ 영상 화제…갑론을박
MZ 출산 기피 문제 질문에 “집값 너무 비싸기 때문”
주택 공급 확대, 계약금 지원, 세제 혜택 계획 밝혀

AP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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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가 미국의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MZ 세대에게 보낸 틱톡 메시지가 화제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대선 후보가 된 직후 ‘코코넛 트리’라는 밈(meme)에 올라타 빠르게 인지도를 높인 해리스 후보가 이번에도 틱톡을 활용해 젊은층과 여성 유권자층의 표심을 한 번 더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 6일 공개된 팟캐스트 ‘콜 허 대디(Call Her Daddy)’와의 인터뷰를 몇 개의 숏폼 영상으로 편집해 7일 자신의 틱톡 계정에 게시했다.

이 중 진행자 알렉스 쿠퍼와 해리스 후보가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문답을 나눈 장면이 특히 화제다.

쿠퍼는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4명 중 1명은 너무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아이를 갖지 않겠다고 말한다. 당신은 젊은 사람들이 뒤쳐진다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어떻게 도울 것인가?”라고 물었다.

이에 해리스 후보는 “이것은 정말로 실존하는 이슈다. 우리는 이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 (젊은 세대들이) 그런 생각을 하는 것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무엇보다도 집값이 너무 비싸다. 우리는 주택 공급을 늘릴 것이다. 내 계획은 첫번째 임기가 끝날 때까지 민간 건설업체들과 300만개를 더 짓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두번째는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2만5000달러(약 3376만원) 규모의 계약금 지원이다. 계약금을 지불하고 바로 집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을 정도로 충분한 돈을 가지고 있는지는 주택 소유와 관련된 가장 큰 장벽이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세제 혜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내 계획 중 일부는 1억명 이상의 중산층 노동자에 대해 자녀 출생 첫해에 6000 달러 수준의 세금을 감면하는 것이다. 그것은 유아용 침대, 의류, 카시트 등 자녀의 성장 과정에서 필수적인 것들을 구매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1분28초 길이의 이 영상은 틱톡에서 8일 오후 현재 440만회가 조회되며 이슈로 떠올랐다. 해리스 캠프는 영상에 ‘Z 세대와 밀레니얼 세대 유권자를 향한 내 메시지’(My message to Gen Z and millennial voters)라는 짧은 설명을 달았다.

영상에는 댓글이 쏟아지고 있다. ‘단순히 정책의 개념만을 소개한게 아니라 실행 계획을 제시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내 첫번째 임기가 끝날때까지라고 (시간 계획을) 말한 부분이 특히 좋았다’ ‘우리 세대가 정보를 소비하는 방식으로 소통해줘서 고맙다’ ‘좋은 계획이다. 더 많은 보육 지원도 필요하다’ 등 긍정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우호적인 의견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리스 후보의 계획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우리는 더 많은 집이 필요하지 않다. 합리적인 가격의 주택이 더 필요할 뿐이다’ ‘기업이 주택을 투기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유급 출산 휴가 도입이 필요하다’ 등 다양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강한 비판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허리케인으로 노스캐롤라이나에서 사람들이 죽고 있을 때 그녀는 팟캐스트에 출연했다. 이게 말이 되는가?’ ‘왜 그녀는 (부통령직에 있었던) 지난 4년 동안 이걸 하지 못했는가’ 등의 내용이다.

인터뷰 내용을 놓고 갑론을박이 한창이지만, 젊은 유권자층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재확인한 것은 유효한 전략이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최근 들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와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는 분위기였기 때문이다.

해리스 후보는 틱톡 등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선거전에 있어 트럼프 후보보다 더 효과적으로 젊은층을 공략해 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해리스 캠프 온라인 선거운동 팀에는 12~27세의 팀원 약 175명이 참여하고 있는데, 이 중 5명이 틱톡을 담당하고 있다. 이들은 윗선의 승인이 없어도 콘텐츠를 게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각종 현안에 더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콜 허 대디는 스포티파이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팟캐스트다. 주로 데이트, 자기 계발, 인간 관계 등의 소재를 다루는데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는 청취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리스 후보는 40분간 진행된 이번 인터뷰에서 생식권과 성폭력 등 여성 관련 이슈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해리스 캠프가 인터뷰를 편집해 올린 4개의 숏폼 영상은 지금까지 13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기록 중이다.

이번 인터뷰 영상이 화제가 된 것은 저출산·저출생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고 있는 미국의 현실을 잘 보여준다는 의견도 있다. 미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62명으로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우리나라(2023년 0.72명)와 비교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인구를 유지하기 위한 수치인 2.1명에 못미친다는 점에서 위기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사회 진출 후 학자금 대출 상환과 주택 구입 등에 걸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 출산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가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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