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예산 19조원 연내 투입 포함
당국은 ‘5% 성장’ 자신감 내비쳐
“투자자 실망… 추가 부양책 내놓을듯”
중국 정부가 내년도 예산 가운데 1000억 위안(약 19조 원)을 올해 말까지 조기 투입하는 내용을 포함해 총 38조 원 규모의 경기 부양 대책을 8일 발표했다. 지난달 24일 발표한 대규모 통화 완화 정책에 이어 추가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이지만, 재정 투입 규모가 최대 수조 위안에 이를 것이란 예상에는 크게 못 미쳤다. 일단 중국 정부가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숨고르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이번 대책이 오랜 경기 침체를 겪고 있는 중국 내수시장에 반등을 가져오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산제(鄭柵潔)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조만간 내년 중앙 예산에 배정된 1000억 위안을 먼저 투입하고, 1000억 위안의 핵심 건설 사업 목록을 발표해 지방정부가 사전 준비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올해 발행한 초장기 특별국채 1조 위안은 이미 지방정부에 모두 전달했고, 내년에도 초장기 특별 국채를 지속해서 발행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이 밖에 내수 촉진을 위해 대학생 학자금 대출 한도 상향 및 금리 인하, 노인·보육 관련 서비스 확대도 추진하기로 했다. 올해 말 만료 예정인 각종 세금 우대 정책을 연장해 기업 활동을 돕겠다고도 했다.
중국 당국은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5%’라는 목표치 달성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자오천신(趙辰昕) 부주임은 “올해 1∼3분기(1∼9월) 중국 경제는 여전히 안정적 발전 추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경제 발전 예상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조건과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경기 부양 대책에 대해 “내년도 재정 지출을 앞당기는 건 급격한 (경제) 반등을 유도하기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대책이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만큼 중국이 추가로 재정 확대 방안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국경절 연휴(1∼7일) 이후 첫 거래일인 8일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10%가량 급등하며 출발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약한 수준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하자 상승 폭이 크게 줄어 전 거래일 대비 4.59% 상승으로 장을 마감했다. 홍콩 증시 역시 일부 종목에 대한 과대평가 우려 속에 7% 급락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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