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의 한 여고생이 자신에게 히잡을 벗으라고 요구한 여교사를 폭행한 일이 벌어졌다 8일(현지 시간) 현지 매체인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 북부 투르쿠앙의 한 여교사는 하교를 하려던 여학생이 히잡을 쓰자 히잡을 벗으라고 요구했다. 프랑스는 2004년부터 공공 교육시설에서 히잡, 아바야 등 모든 종류의 종교적 상징물의 착용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여학생은 이를 무시하고 제 갈 길을 가다가 교사가 따라오자 교사를 밀치고 뺨을 때렸다. 충격 받은 교사 역시 뺩을 때렸다가 여러차례 더 구타당했다.
여학생은 이후 도주했다가 교사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의해 자신의 집에서 체포됐다. 학교 측은 징계위원회 소집 전까지 학생에게 일시 정학 처분을 내렸다. 해당 학교의 동료 교사들은 이날 수업 거부권을 행사했다.
프랑스 사회에서 여학생의 폭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안 쥬느테 교육 장관은 ‘X’에 이번 사건을 두고 “용납할 수 없는 일. 사건의 심각성을 고려해 매우 엄한 징계를 가할 것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하원의원인 제랄드 다르마냉 전 내무장관도 ‘X’에 “피해 교사는 ‘라이시테’(세속주의)를 존중하려던 것 뿐”이라며 “우리는 교사들을 지지하고 이번 폭력을 규탄해야 한다”고 썼다.
라이시테란 1958년 개정된 헌법 1조가 규정한 ‘정교(政敎)분리 원칙’을 뜻한다. 사적 영역에서는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공적 영역에서는 종교적 색채를 띠는 일을 금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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