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런던에 거주하는 탈북민 김규리 씨가 9일(현지 시간) 주영 북한 대사관과 중국 대사관 앞에서 동생을 포함한 북송 탈북민 구명 시위를 벌였다. 김 씨는 지난해 중국 당국이 ‘2023 항저우 아시안게임’ 폐막 직후 동생 철옥 씨를 비롯해 현지에 수감돼 있던 탈북민 600여명을 북송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을 맞아 이번 시위를 계획했다. 김 씨는 그동안 영국, 미국 등에서 열린 다양한 북한 인권 행사에 참여하며 동생의 구명과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촉구해 왔다.
일명 ‘고난의 행군’ 시절이던 1998년 당시 15세였던 철옥 씨는 먼저 탈북한 언니들을 만나기 위해 브로커를 통해 두만강을 건넜다. 하지만 곧바로 인신매매를 당해 자신보다 서른 살가량 많은 중국인 남성과 결혼했다. 25년만인 지난해 4월 중국 공안에 붙잡혀 구금됐고, 그해 10월 9일 북송된 뒤 소식이 끊겼다.
김 씨는 이날 미국의소리(VOA)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여성들은 중국에 팔려와서 애 낳고 버려지는 도구가 아니다”라며 “살기 위해 나온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해달라”고 호소했다. 북송 탈북민 문제는 다음 달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열리는 ‘보편적 정례 인권검토(UPR)’에서도 다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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