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만의 초강력 허리케인’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허리케인 ‘밀턴’이 9일 미국 남동부 플로리다주 일대에 상륙했다. 당초 가장 강력한 ‘5등급’이었다가 상륙 당시 ‘3등급’으로 위력이 약해졌지만 폭우, 강풍, 해일 등을 동반한 밀턴으로 인해 최소 200만 명의 주민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세인트루시카운티 등 주내 일부 지역에서는 사망자도 나온 것으로 추정되나 당국이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다. 지난달 26일 역시 미 남동부를 강타한 ‘헐린’의 상흔이 가시기도 전에 밀턴까지 몰아치면서 인명 및 재산 피해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허리케인으로 인한 피해와 충격이 다음 달 5일 진행되는 미 대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밀턴은 9일 플로리다주 서부 시에스타키 해안에 상륙했다. 최대 시속 195km에 달하는 강풍을 동반해 곳곳에서 정전, 도로 침수, 주택 파괴 등이 보고됐다. 밀턴의 상륙 전후로 주 전역에서 토네이도만 최소 16개 발생했다. 또 주택 100채 이상이 부서지고 약 300만 곳에서 정전이 발생했다. 최대 시속 185km의 강풍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팀 탬파베이 레이스의 안방구장 ‘트로피카나 필드’ 지붕도 찢겨나갔다. 일부 지역에선 타워크레인이 쓰러지면서 인근 건물을 덮치기도 했다.
플로리다주의 랜드마크인 시월드, 디즈니월드,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유명 테마파크는 물론이고 미 항공우주국(NASA)의 케네디우주센터도 폐쇄됐다. 상당수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고 육상 교통도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서부 세인트피터즈버그에는 9일 당일 약 3시간 만에 228.6mm의 폭우가 쏟아졌다. 이 지역 3개월 평균 강우량과 맞먹는 규모다. CNN은 10일까지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약 400mm의 비가 쏟아졌다며 “1000년에 한 번 내릴 만한 비의 양”이라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현재로선 대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10월의 이변)’ 변수 중 허리케인보다 큰 변수는 없다”고 진단했다. 또 허리케인 피해가 큰 곳에서의 투표율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 대선일은 한국과 달리 법정 공휴일이 아니다. 피해 복구가 시급한 지역의 주민들은 복구를 뒤로하고 투표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허리케인 피해가 커지면 현재 집권당인 민주당에 불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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