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트럼프, 미시간-위스콘신서 역전… 민주당, 오바마 잇단 유세 계획
최대 승부처 ‘펜실베이니아 혈투’
해리스, 노동자 표심 집중 공략… 트럼프, 셰일가스 규제완화 공약
“미국 대선 승자를 가르는 단 하나의 주는 펜실베이니아주다.”(미국 정치매체 더힐)
다음 달 5일 미국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를 차지하기 위해 혈투를 벌이고 있다.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19명이 걸려 있는 펜실베이니아주는 진보와 보수, 도시와 농촌 등이 섞여 있어 ‘미국의 스냅샷(축소판)’으로 불린다. 최근 12번의 대선 중 총 10번의 대선에서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이긴 후보가 백악관 주인이 됐을 정도로 ‘민심 풍향계’ 역할을 한다. 필라델피아와 피츠버그 같은 주내 대도시에선 민주당 지지세가 강하고, 백인 인구 비율이 높은 시골로 갈수록 공화당 지지세가 강해 판세를 점치기 어렵다.
이런 가운데 펜실베이니아주와 함께 ‘러스트벨트’(북동부 쇠락한 공업지대) 경합주에 속하는 미시간주(선거인단 15명)와 위스콘신주(10명)에서 그간 해리스 후보에게 밀렸던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 역전에 성공했다는 퀴니피액대의 조사 결과가 9일 발표돼 민주당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는 해리스 후보가 앞섰지만 격차는 크게 줄었다. 러스트벨트 경합주는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해 ‘블루월’로 불려왔다. 다급해진 민주당은 대중적 인기가 높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주 선거운동에 나서는 등 막판 표심 공략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 트럼프, 바이든 고향 공략 vs 해리스, 오바마 투입
트럼프 후보는 9일 펜실베이니아주의 탄광촌 스크랜턴을 누볐다. 지난달 이후 그가 펜실베이니아주에서만 다섯 번째 유세를 벌인 데다 스크랜턴이 조 바이든 대통령의 고향이라는 점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트럼프는 스크랜턴의 노동자들 앞에서 “취임 첫날 ‘프래킹(fracking·셰일가스 수압파쇄 추출법)’을 허용하겠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펜실베이니아주는 환경오염 논란에도 프래킹 지지 유권자가 많다. 해리스 후보는 2020년 대선에서 “프래킹을 금지하겠다”고 했다가 올 8월 “허용하겠다”고 밝혀 ‘말 바꾸기’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후보는 “해리스가 당선된다면 펜실베이니아주의 에너지 산업을 파괴하고 여러분의 일자리와 급여를 사라지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더힐은 트럼프 후보가 스크랜턴 같은 펜실베이니아주 내 노동자 거주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고 필라델피아 같은 대도시 지역에서 해리스 후보와의 격차를 줄이려 한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조만간 트럼프 후보의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리스 후보는 10일 미 철강 산업의 메카인 피츠버그에서 지원 유세에 나서는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큰 기대를 하고 있다. 민주당 최고 인기 정치인이란 점 때문에 유권자들의 표심을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
● 트럼프,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 중 2곳에서 지지율 역전
한편 퀴니피액대가 3∼7일 러스트벨트 경합주 3곳의 유권자를 조사해 9일 발표한 지지율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미시간주, 위스콘신주에서 해리스 후보를 역전했다. 트럼프 후보는 미시간주와 위스콘신주에서 각각 50%, 48%를 얻어 각각 47%, 46%를 얻은 해리스 후보를 3%포인트, 2%포인트 차로 이겼다. 특히 미시간주는 지난달 조사 때 해리스 후보가 5%포인트 앞섰던 곳이지만 트럼프 후보가 맹렬히 추격해 판세가 뒤집혔다.
펜실베이니아주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49%의 지지율을 얻어 트럼프 후보(46%)를 3%포인트 차로 앞섰다. 하지만 역시 지난달 조사의 6%포인트 격차보다 크게 좁혀진 상태.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이를 두고 “민주당에 불길한 징조”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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