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非백인-트럼프 백인 ‘집토끼’ 이탈 뚜렷… 막판 변수 부상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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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 흑인 지지율, 90%→78%
트럼프 백인 지지율, 58%→51%
“대졸 여부 따라 지지 정당 달라져”
각각 애리조나-캘리포니아서 유세… 상대 텃밭서 유권자 표심 집중 공략

‘헐린’ 피해 현장 찾은 해리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태풍 ‘헐린’의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구호품을 포장하고 있다. 롤리=AP 뉴시스
‘헐린’ 피해 현장 찾은 해리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왼쪽)가 12일 태풍 ‘헐린’의 피해를 입은 노스캐롤라이나주 롤리에서 구호품을 포장하고 있다. 롤리=AP 뉴시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미국 대선이 약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각각 자신의 고정 지지층으로 여겨졌던 비(非)백인과 백인 유권자의 이탈로 고심하고 있다. 전통적인 지지층의 표심 변화가 대선 막판의 변수로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과거 민주당 텃밭으로 여겨졌던 대졸 이하 비백인 유권자는 민주당의 과도한 진보 문화와 자신들이 겪는 취업난 등에 반발하며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동시에 대졸 이상 백인 유권자 중에는 트럼프 후보의 과도한 극우 성향과 막말 등에 거부감을 보이는 이도 많다.

이에 따라 두 후보의 상대방 지지층을 잡으려는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트럼프 후보는 12일 해리스 후보의 고향이며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캘리포니아주에서 유세를 가졌다. 해리스 후보도 11일 열세 지역으로 분류되는 애리조나주 유세에서 “집권하면 공화당원도 참석하는 초당적 자문위원회를 만들겠다”고 밝히는 등 반(反)트럼프 성향의 공화당 유권자를 집중 공략했다.

● 해리스 非백인-트럼프-백인 이탈 뚜렷

두 후보의 고정 지지층이 이탈하는 조짐은 여러 조사에서 확인된다. 12일 뉴욕타임스(NYT)와 시에나대에 따르면 현재 흑인 유권자의 78%가 해리스 후보를, 15%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고 있다. 2016년과 2020년 대선 때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조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흑인 유권자의 92%, 90%라는 ‘몰표’를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이를 주도하는 세력은 흑인 남성이다. NYT에 따르면 해리스 후보에 대한 흑인 남성의 지지율은 70%로 2020년 대선 당시 바이든 대통령(85%)보다 15%포인트 낮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10일 해리스 후보 지원 유세에서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흑인 남성을 비판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역시 민주당 지지층인 라틴계 유권자의 이탈도 심상치 않다. 지난달 29일 NBC방송과 스페인어 방송 ‘텔레문도’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54%는 해리스 부통령을, 40%는 트럼프 후보를 지지해 두 후보 간 격차가 14%포인트에 그쳤다.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클린턴 전 장관과 바이든 대통령이 각각 50%포인트, 36%포인트 격차로 트럼프 후보를 앞섰다. 라틴계에서도 청년층 남성을 중심으로 트럼프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트럼프 후보는 백인 유권자의 지지세가 주춤하다. 9일 영국 이코노미스트와 여론조사회사 유고브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는 현재 백인 유권자로부터 51%의 지지를 얻고 있다. 역시 2020년 대선(58%)보다 낮은 수치다. 이에 대해 유명 정치분석가 네이트 실버는 “대학 졸업 여부에 따라 지지 정당이 갈라지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대학 학위가 없는 흑인, 라틴계, 청년층 유권자는 트럼프 후보, 대학 졸업 백인 유권자는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 해리스 고향 유세 vs 해리스, 트럼프 고령 공격

라틴계 식품회사 CEO 만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라틴계 식품회사 ‘고야’의 로버트 우나누에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라틴계 식품회사 CEO 만난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오른쪽)가 12일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라틴계 식품회사 ‘고야’의 로버트 우나누에 최고경영자(CEO)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라스베이거스=AP 뉴시스
트럼프 후보는 12일 캘리포니아주 코첼라 유세에서 “캘리포니아가 잃어버린 낙원이 됐지만 우리가 되찾겠다”고 했다. 미 50개 주 중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는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인단 538명 중 가장 많은 54명이 걸려 있다. 대선과 같은 날 치러지는 연방 상·하원 선거에서 공화당 후보의 당선을 늘리고 부유한 캘리포니아주 부호의 선거 자금을 얻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11일에도 민주당 우세 지역인 콜로라도 오로라를 찾아 “미국 국민이나 법 집행관을 살해한 이민자에게 사형선고를 내려야 한다”며 불법이민 의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였다.

반면 해리스 후보는 12일 자신의 신체·정신 상태가 대통령직을 수행할 만큼 건강하다는 검진 결과를 공개하며 트럼프 후보의 고령을 문제 삼았다. 78세인 트럼프 후보가 바이든 대통령(82)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을 때 바이든 대통령을 고령이라고 집중 공격하면서도 자신의 건강 정보는 거의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노린 행보로 풀이된다.

#미국대선#해리스#트럼프#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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