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중동전쟁 발발 1년만에 첫 파병
이스라엘, 사드 추가후 보복 나설듯
이란 “전쟁 상황 대비” 재보복 의지
헤즈볼라 드론에 이軍 최소 4명 사망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이 발발한 후 처음으로 미국이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 배치하고, 이를 운용할 미군 약 100명도 파견하기로 했다. 전쟁 발발 후 1년간 이스라엘 간접 지원에만 치중했던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이스라엘을 보호하겠다며 ‘첫 미군 파병, 사드 추가 배치’ 등을 단행해 사실상 중동전쟁에 직접 개입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2019년 이스라엘에 사드를 처음 배치했고 이번에 배치되면 두 번째다.
이란은 거세게 반발했다. 이란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기록적인 양의 무기를 공급한 미국이 사드 추가 배치를 통해 미군의 생명마저 위험에 빠트리려 한다”고 비판했다. 또 “이란 국민과 국익을 지키는 데 ‘레드라인(한계선)’은 없다”며 이스라엘에 대한 강도 높은 ‘재보복’도 예고했다.
● 美 “첫 미군 파견” vs 이란 “전쟁 대비”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스라엘에 사드 추가 배치, 중동전쟁 발발 후 첫 미군 파병 결정을 공개하며 “이란의 추가 탄도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이스라엘과 이스라엘 내 미국인을 방어하겠다는 미국의 철통같은 의지를 보여 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란은 올 4월과 이달 1일 이스라엘 본토를 미사일로 공격했다. 4월에는 ‘아이언돔’ ‘애로’ ‘다윗의 돌팔매’ 등으로 구성된 이스라엘의 다층 미사일 방공 체계가 대부분의 미사일을 요격했지만 1일에는 최소 32기의 이란 미사일이 이스라엘 남부 네바팀 공군기지 등에 떨어져 방어 능력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왔다.
비싼 아이언돔 운용 비용 또한 이스라엘에 부담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이언돔 10개 포대를 운용하려면 최소 5억 달러(약 6800억 원)가 필요하다. 미국의 사드 추가 배치는 이런 이스라엘을 돕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정치매체 액시오스, 뉴욕타임스(NYT) 등은 전쟁 발발 후 첫 미군 배치가 미국 군인이 이스라엘 영토에서 이스라엘과 이란의 전투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진단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사드 및 운용 병력이 이스라엘에 도착하는 데 최소 일주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드 배치가 끝나는 대로 이스라엘의 이란 보복 공격이 이뤄질 것이란 전망도 제기한다. 다만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약 3주 앞둔 상황에서 미국이 중동 분쟁에 추가로 개입하는 것에 대한 우려 또한 동시에 나온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은 13일 소셜미디어 ‘X’에 “우리 국민과 국익을 지키는 데 레드라인은 없다”고 맞섰다. 같은 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푸아드 후세인 이라크 외교장관과 만난 후 “전쟁 상황에 완전히 대비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14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예멘의 시아파 반군 ‘후티’ 관계자와도 만나는 등 중동의 친이란 세력과 연대를 강화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오만을 통한 미국과의 간접 협상을 이어 갈 근거가 없다”고도 했다. 그간 후티 등 이란 대리세력의 홍해 일대 공격 중단, 하마스와 이스라엘 등의 휴전 중재 등을 미국과 비밀리에 협상해 왔지만 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 헤즈볼라 드론에 이스라엘 군인 최소 4명 사망
레바논 남부에서는 이스라엘군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지상전도 격화했다. 13일 헤즈볼라의 ‘자살 폭탄’ 무인기(드론) 최소 두 대가 레바논 국경에 인접한 이스라엘 북부 비냐미나 육군 기지를 공격해 최소 4명의 군인이 숨지고 58명이 부상을 입었다. 무인기 한 대는 지상에 가까울 정도의 ‘저공 비행’을 하며 이스라엘군의 레이더망을 피했다.
이날 이스라엘군 탱크 두 대가 레바논 남부의 유엔평화유지군(UNIFIL) 기지에 강제로 진입한 것도 비판받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헤즈볼라가 평화유지군을 인간 방패로 사용하고 있다”며 “평화유지군은 헤즈볼라와의 전투 지역에서 철수하라”고 촉구했다. 헤즈볼라의 공격을 피하려 후퇴하다 해당 탱크가 잠시 평화유지군 기지에 진입했을 뿐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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