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타냐후, 이란 핵대신 軍시설 보복 공격 결정”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16일 03시 00분


WP “바이든과 통화, 수위조절 밝혀”
美정부 “확전-유가상승 우려에 요청”
이, 수위 낮추고 美는 사드 선물 분석
이, 가자지구-레바논에 연일 맹폭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9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이란에 대한 보복 방식을 ‘이란 군사 및 정보시설 공격’으로 결정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이 14일 보도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이란 석유 혹은 핵 관련 시설 타격을 거론했지만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국제 유가 상승, 중동 전쟁 확전 등을 우려한 바이든 대통령의 강한 만류로 이스라엘이 보복 수위를 낮췄다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1일 이란은 이스라엘 본토를 탄도미사일 등으로 공습했고 네타냐후 총리는 줄곧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 왔다.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는 이 결정을 두고 “중동의 확전을 막고 잠재적인 유가 상승을 피하기 위해 백악관이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13일 이스라엘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를 추가로 배치하고, 이를 운용할 약 100명의 미군을 파병하겠다고 밝힌 것 또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 핵·석유 시설을 공격하지 않겠다”고 밝힌 뒤 이뤄졌다고 WP는 전했다. 즉 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한 보복 수위를 낮추고, 이에 대한 보상으로 미국이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이스라엘에 사드 배치를 단행했다는 의미다.

다만 이스라엘의 보복 시점에 대해서는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바이든 행정부와 이스라엘 모두 이번 사안이 미 대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인식을 주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다만 한 이스라엘 소식통은 WP에 이스라엘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이란에 ‘이스라엘이 약해졌다’는 신호를 줄 수 있다며 “미 대선 전 보복이 이뤄질 것”으로 봤다.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과 한 말을 뒤집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중동 특사를 지낸 프랭크 로언스타인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네타냐후 총리가 바이든 대통령 앞에서는 대통령이 듣고 싶어했던 말을 했다가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이스라엘 극우파의 반발에 밀려 말을 바꾼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레바논에도 연일 맹폭을 퍼붓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4일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 하마스와의 전쟁 발발 후 난민촌, 대피소 등으로 쓰이던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병원 부지를 공습해 최소 4명이 숨졌다. 인근 누세이라트에서도 피란민의 거처인 학교에 공습을 가해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가자지구 보건 당국이 밝혔다. 레바논 북부 아이투 마을에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1명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헤즈볼라#이란#네타냐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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