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해리스, 트럼프에 지지율 따라잡혀… 트럼프측 “접전 속 압승” 자신감
인터뷰-기자회견 피하던 해리스… 폭스뉴스 인터뷰 등 공세 전환 나서
다음 달 5일(현지 시간) 미국 대선이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팽팽했던 초박빙 레이스의 균형이 깨질 조짐이 보이고 있다. 지난달 10일 대선 후보 간 TV토론에서 우위를 점한 뒤 줄곧 지지율 상승세였던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추격을 허용하면서 ‘해리스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중순 실시된 대부분의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에게 5∼7%포인트 내외의 우위를 보였지만 최근 조사에서는 동률 혹은 2, 3%포인트 우위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후보가 이달 말까지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면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를 휩쓸며 대선 승자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 트럼프 측근, “경합주 승리로 압승 가능”
13일 NBC가 여론조사회사 하트리서치, 퍼블릭오피니언스트래티지스트와 함께 진행해 발표한 전국 지지율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와 트럼프 후보는 48% 동률이었다. 지난달 22일 같은 조사 때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49%로 트럼프 후보보다 5%포인트 높았지만 불과 3주 만에 이 격차가 사라진 것. 같은 날 ABC와 입소스 조사에서도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50%로 트럼프 후보에게 2%포인트 앞섰다. 역시 지난달 15일보다 격차(5%포인트)가 좁혀졌다.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대선 승자를 예측하는 조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예측 모델에서 해리스 후보의 승리 확률은 지난달 57%에서 14일 52%로 떨어졌다. 선거 분석기관 파이브서티에이트도 지난달 TV토론 직후 64%까지 올랐던 해리스 후보의 승리 확률이 14일 54%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후보의 참모인 켈리앤 콘웨이 전 백악관 선임고문은 폭스뉴스에 “트럼프 후보가 경합주에서 1만 명의 유권자만 더 확보해도 해리스의 대선 가도가 끝난다”며 “‘접전 속 압승(narrow slide)’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2016년 대선처럼 공화당이 전국적으로 더 적은 표를 얻고도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해 백악관을 차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 소극적인 전략으로 주도권 내준 해리스
해리스 위기론의 주요 원인으로는 인터뷰 등을 피하는 소극적인 전략으로 트럼프 후보에게 의제 주도권을 빼앗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 컨설턴트 더글러스 매키넌은 정치매체 더힐에 “준비되지 않은 질문을 받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해리스의 불안한 이미지가 커졌다”고 진단했다.
특히 해리스 후보가 7일 CBS 인터뷰에서 ‘당신이 대통령이라면 바이든 행정부와 다르게 할 정책이 있었느냐’란 질문에 “떠오르는 게 없다”고 답한 게 치명타가 됐다는 평가가 많다. 공화당 여론조사 전문가 빌 매킨터프는 “유권자들이 바이든 행정부의 성과를 부정적으로 보는 가운데 나온 이 발언은 역풍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경제, 불법 이민, 중동전쟁 등에 대해 뚜렷한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것도 약점이다.
● 해리스, 이달 말까지 반등 사활
한편 해리스 후보는 16일 친트럼프 성향의 보수매체인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갖는 등 반등 기회를 노리고 있다. 민주당 핵심 지지층이었지만 최근 이탈 움직임을 보이는 흑인 남성을 위한 공약도 준비하고 있다.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는 15일, 또 다른 경합주인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가 모두 17일부터 사전투표를 시작한다. 사전투표는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유권자가 참여하는 것으로 여겨져 해리스 후보에겐 기회다. 이에 따라 위스콘신주(22일), 미시간주(26일) 등 나머지 경합주에서 사전투표가 시작되는 이달 말까지 해리스 후보가 반등 모멘텀을 마련해야 한다는 분석이 많다. 민주당 여론조사 전문가 셀린다 레이크는 뉴욕타임스(NYT)에 “해리스 부통령에겐 투표율이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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