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부양 위해 4조 위안 이상 재정 확대 필요”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16일 14시 42분


경제학자이자 중앙은행 전 고문 위융딩 SCMP 인터뷰
“中 경제 커져 2008년 보다 인프라 등 투자도 더 커야”

ⓒ뉴시스
중국 정부가 침체된 경기를 살리고 올해 목표한 ‘5% 안팎’ 경제성장률 달성을 위해 부심하고 있는 가운데 2008년에 투입한 4조 위안(약 766조 원) 이상의 재정 확대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중국의 대표적인 경제학자이자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전 고문 위융딩은 16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의 인터뷰에서 “경기 부양책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당시 투입한 4조 위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위 전 고문은 경제에 단번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는 정부가 가능한 한 빨리 경기 부양 계획을 세우고 자세한 일정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도 3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며 “올해가 너무 늦었다면 내년에 계속할 수 있으며, 행동은 서두를 수 없지만 정책 신호 발표는 늦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위 전 고문은 현재 중국 경제 규모가 과거에 비해 크기 때문에 재정 지출 규모도 2008년 수준을 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경기 부양책 시행에 주저하는 것은 2008년 ‘4조 위안’이 가져온 효과 못지 않게 후유증도 컸기 때문이다.

사회간접자본 건설 위주의 대규모 부양조치 이후 과잉 산업 생산 능력, 지방 정부의 부채 부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과도한 의존, 금융 시스템의 만연한 위험 등을 불러왔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이례적으로 지난달 26일 정치국회의를 갖고 경제 부흥을 우선시하고 국가의 연간 성장 목표인 ‘5% 안팎’ 달성을 촉구했다.

위 전 고문은 인민은행 등이 유동성 확대를 위해 향후 1~2년 동안 특별 국채 발행을 통해 최소 10조 위안(1조 4,200억 달러)의 경기 부양책을 내놓는 것에 대해서도 ‘고려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현재 중국은 확장적 재정 정책으로 인한 정부 레버리지 급증이나 인플레이션과 결합된 재정 위기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 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이자율보다 높으면 그 나라의 부채는 지속 가능하다”고 말했다.

위 전 고문은 “중국이 전 세계에서 가장 좋은 재정 상태를 갖춘 국가 중 하나”라며 “저축률이 높고 순외국자산이 거의 3조 달러에 달하며 외환 보유액이 3조 달러가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걱정해야 할 것은 경제 성장률의 지속적인 하락”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8일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출을 보다 적극적으로 늘려 경제를 활성화할 것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우선순위로 도시 재개발을 꼽았다.

국내 소비 침체가 여전히 우려스러운 문제이기는 하지만 지금까지 공개된 계획에는 가계에 직접 현금 지급이나 바우처를 제공하는 등 수요측 대책이 아직 포함되지 않았다.

위 전 고문은 이런 조치는 특수한 상황에서 사용될 수 있지만 평상시에는 근무 의욕을 저하시키고 실업률을 증가시키는 부정적인 인센티브 메커니즘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위 전 고문은 공급 측면에서 중국의 인프라 투자는 포화 상태에 이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도시 배수나 노인 요양 시설 같은 공공 서비스 시설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운송 부문에서도 항구와 소규모 공항에 대한 수요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위 전 고문은 인프라 투자에 대해 주민들에게 별로 유용하지 않은 시설을 짓는 데 따른 낭비와 부패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방지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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