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 시간) 북한이 러시아에 무기뿐 아니라 인력도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을 정보기관을 통해 확인했다며 북한이 러시아 편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사실상 참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들(북한인력)은 전쟁에서 숨진 러시아인을 대체하기 위한 러시아 공장과 군 인력”이라며 “이는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쟁에 두 번째 국가가 참여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푸틴(러시아 대통령)의 범죄자 연합에 이미 북한도 포함됐다”고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3일부터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됐다고 주장해 왔다.
앞서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3일 소식통을 인용해 도네츠크 전선에서 자국군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러시아 측 병력 20여 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15일에는 러시아군이 북한 병력 최대 3000명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수대대’를 편성하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현재까지 북한이 러시아에 1만 명의 병력을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김용현 국방부 장관은 8일(한국 시간)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동맹에 버금가는 상호 협약을 맺고 있어 파병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 여러 가지 정황으로 봤을 때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대변인은 “북한이 러시아에 병력을 보냈다는 보도는 가짜 뉴스”라고 일축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의회 연설에서 ‘승리계획’을 공개하며 “계획에 따라 움직이기 시작하면 늦어도 내년까지는 전쟁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승리계획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초청 ▲러시아로의 전장 이전을 위한 장거리 무기 사용 제한 해제 ▲러시아의 침략 억제를 위한 포괄적 비핵 전략 패키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공동투자 등 경제성장·협력 전략 ▲숙련된 군대 등 전후 안보 구조 등이다.
이에 페스코프 대변인은 “우크라이나는 정신 차리고 그들 정책이 헛됨을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의 계획이 “마지막 우크라이나인까지 러시아와 싸우도록 우크라이나를 이용하겠다는 미국의 계획과 같을 것”이라면서 “평화를 이루려면 우크라이나가 정신을 차리고 분쟁이 발생한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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