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합주 유세장서 청중 쓰러지자
“이제 질문 말고 음악이나 듣자”
‘Y.M.C.A.’ 등 노래 맞춰 춤춰
일부선 ‘정신건강 논란’ 불붙어
올해 78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주민들과 소통하는 타운홀 미팅 도중에 약 40분간 춤만 추다 행사를 끝내 그의 정신 건강에 대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트럼프 후보는 14일 올해 대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필라델피아 근교 오크스에서 경제를 주제로 한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미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미팅은 시작 약 30분 뒤 실내온도 상승으로 청중 2명이 기절하며 행사가 일시 중단됐다. 트럼프 후보가 “에어컨을 틀어달라”고 요청하자, 사회를 맡은 크리스티 놈 사우스다코타 주지사는 “지금 (정부의) 경제 상황으론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경제를 망쳤다고 비꼰 것이다.
그런데 이때부터 트럼프 후보는 “이제 질문하지 말고 음악이나 듣자”면서 “여기 질의응답 듣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노래를 틀어 줄 것을 요청했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아베 마리아’를 시작으로 대선 캠페인에서 주로 써온 ‘Y.M.C.A.’ 등 무려 39분 동안 음악을 틀어놓은 채, 트럼프 후보는 별 다른 말도 없이 춤만 추며 무대에 머물렀다.
이에 대해 소셜미디어에선 “트럼프는 괜찮지 않다(TrumpisNotWell)”는 해시태그(#)를 단 게시물들이 퍼지는 등 파장이 일어났다. 이에 대해 트럼프 캠프의 스티븐 청 대변인은 “트럼프 후보와 군중 사이에서 아주 특별한 일이 일어났을 뿐”이라며 인지력 우려를 일축했다. 하지만 NYT는 “트럼프는 원래 장내가 정리되면 연설을 재개하곤 했는데, 이번엔 상황을 어떻게 진행시킬지 모르는 듯 불안정한 모습이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후보의 타운홀 미팅을 두고 인지력 논란 공세를 퍼부었다. 민주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정신 건강 논란으로 7월 후보직을 사퇴한 뒤 트럼프 후보의 건강 상태를 쟁점화하는 역공을 펴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은 “트럼프가 괜찮길 바란다”며 “그는 계속해서 자신이 (대통령 자리에) 부적합하고 불안정하다는 걸 보여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후보는 60세인 해리스 후보와 비교되며 인지력 논란이 최근 갈수록 부각되는 모양새다. 로이터통신-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는 정신이 예리하고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다”는 질문에 ‘그렇다’는 응답이 지난해 7월 53%였으나, 이달 4∼7일 조사에선 46%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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