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역대 최대 규모 대만 포위 훈련을 실시한 바로 다음 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대만 접경지 순찰에 나섰다. 이른바 ‘두 국가론’을 주장하는 라이칭더(賴淸德) 대만 총통에 보내는 경고로 풀이된다. 직후 중국 정부가 “무력 사용의 포기를 약속하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내놓자 무력 통일 의지를 강조한 행보라는 분석에도 힘이 실린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15일 대만해협의 요충지로 대만 섬에서 약 260km 떨어진 푸젠성 둥산다오(東山島)의 역사 기념관을 찾았다. 시 주석이 둥산다오를 방문한 것은 2013년 중국 최고지도자 자리에 오른 뒤 처음이다.
둥산다오는 중국군이 매년 대만을 겨냥한 상륙작전 훈련을 하는 곳이다. 중국공산당과 국민당이 맞붙은 국공내전 당시 격전지였기도 하다. 시 주석은 1953년 둥산다오 전투에 참전한 군 간부 구원창(谷文昌)의 기념관을 방문한 뒤 그의 업적을 학습하라고 지시했다. 대만으로 패퇴한 국민당은 둥산다오 탈환을 시도했으나 1953년 끝내 포기했다.
시 주석은 16일에는 푸젠성 최대 도시 샤먼을 찾아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문화 교류를 통해 대만 동포의 민족과 국가에 대한 정체성을 향상시켜야한다”고 말했다. 대만 통일을 위해 유화책 또한 적극 구사하라는 뜻이다.
중국 정부에서 대만을 담당하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의 천빈화(陈斌华)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평화 통일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지만 (대만에 대해) 결코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14일 대만을 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동부전구는 육해공군 및 로켓군 병력을 투입해 대만 해협과 대만 섬 일대에서 ‘연합 리젠(利劍·예리한 검)―2024B 훈련’을 실시했다. 직후 동부전구 리시(李熹) 대변인은 “대만 독립 시도를 무산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만 국방부는 중국이 이날 훈련에 군용기 125대를 투입했다며 “일일 기준 역대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는 올 5월 취임한 라이 총통이 취임 후 첫 건국기념일(쌍십절)이었던 10일 연설에서 “중화민국(대만)은 중화인민공화국(중국)과 서로 예속되지 않는다”며 “중국은 대만을 대표할 권리가 없다”고 밝히자 보복 차원에서 감행한 군사훈련으로 풀이된다. 이날 라이 총통은 “중국과 공통 평화와 번영의 추구를 통해 양안 인민들에게 복지를 가져오길 원한다”며 “국가의 주권을 지키겠다는 결심에는 변함이 없다.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현상을 유지하려는 노력에도 변함이 없다”고 주권 수호 의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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