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 신와르 사망 직전 ‘최후의 영상’ 공개
‘10·7 하마스 공격 설계자’…이스라엘 ‘표적 1순위’
이스라엘의 무인기(드론) 공습으로 17일(현지 시간) 숨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국 최고지도자인 야흐야 신와르(62)를 발견한 건 가자지구 남부를 순찰 중이던 이스라엘군 10대 훈련병들이었다. 당시 신와르는 복면을 쓰고 위장 중이라 누군지 알아볼 수 없었다. 곧바로 총격전이 벌어졌고, 드론의 지원을 받은 이스라엘군은 신와르를 비롯해 무장세력이 숨어 있던 건물의 일부를 파괴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포격으로 인한 먼지가 걷히고 건물을 수색하기 시작했을 때 이스라엘 군인들은 지난해 10월 7일부터 1년 넘도록 쫓던 이와 놀랍게 닮은 시신 한 구를 발견했다. 그는 앞서 이스라엘군에 암살된 ‘하마스 1인자’ 이스마일 하니야의 후임인 신와르였다. 현장에선 눈 주위 사마귀와 툭 튀어나온 치아로 그라는 것을 알아봤다는 게 이스라엘군의 설명이다.
이스라엘군은 드론 공습으로 신와르가 사망하기 직전 최후의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신와르는 목표 달성을 위해서라면 수만 명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것도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 ‘하마스의 학살자’, ‘칸유니스(가자 남부 도시)의 도살자’라는 별칭도 가진 인물이다. 가자전쟁을 촉발시킨 ‘설계자’로 꼽혀 이스라엘군이 ‘표적 1순위’로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
이스라엘군이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공개한 47초 분량의 영상에서 드론은 부서진 건물의 창을 통해 건물의 잔해, 베개, 문 등으로 어지럽혀진 건물 내부로 진입했다. 이어 흙먼지가 날리는 건물 내부에서 홀로 소파에 앉아있는 사람을 촬영했다. 영상은 천으로 만든 복면으로 얼굴을 가린 그를 붉은 선으로 표시하며 신와르라고 설명했다. 그는 자신을 촬영하는 드론을 응시하다가 막대기로 보이는 것을 드론 쪽으로 던지며 저항하다 영상은 끝났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17일 브리핑에서 드론 영상을 공개하며 신와르가 사망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지문과 치아 등을 검사해 신와르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신와르는 사망 당시 이스라엘의 폭격을 피해 북부로 탈출을 시도하고 있었다고 이스라엘군은 설명했다.
하가리 대변인에 따르면 이스라엘 군인과 정보요원들은 수개월 동안 신와르를 찾아내려고 애쓰며 단서를 찾았다. 그러나 신와르는 좀처럼 덫에 걸리지 않았다. 신와르의 DNA는 6주 전 이스라엘 인질 6명의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수백 미터 떨어진 터널에서 발견되기도 했다.
신와르는 올 8월 6일 하마스 정치국 최고지도자가 됐다. 하마스의 실질적인 수장직에 오른 지 3개월 만에 사망한 것이다. 신와르는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단행한 대규모 기습 공격의 기획자로 알려져 ‘가자 전쟁’이 발발하게 만든 핵심 인물로 꼽힌다.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17일 “신와르가 없는 세상은 이제 더 나은 곳”이라고 말했다.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의 사망 소식에 “저항 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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