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7일 중동전쟁 발발 당시 이스라엘 민간인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붙잡는 작전을 주도했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최고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62)가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숨진 사실이 확인되면서 전쟁이 새 국면을 맞았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무슬림계 유권자 이탈을 우려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겸 민주당 대선 후보는 ‘빠른 종전’을 원하지만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견을 보여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평이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17일(현지 시간) “우리의 과제는 끝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돌아올 때까지 온 힘을 다해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마스가 억류 중인 인질을 풀어주지 않으면 종전할 뜻이 없음을 거론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스라엘은 시신의 치아 확인을 통해 하루 전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 인근 텔술탄 주택가에서 공습으로 숨진 신와르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후보는 각각 “지금은 앞으로 나아갈 때” “전쟁을 끝내고, 그 이후의 날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밝히며 하마스는 물론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와도 속히 휴전하라고 압박했다. 당장은 신와르 사망이 해리스 후보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어도 이스라엘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헤즈볼라 및 이란의 교전이 격화하면 그의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7일 주유엔 이란대표부는 신와르를 ‘순교자’로 추앙하며 “무슬림의 저항 정신이 강화될 것”이라고 맞섰다. 레바논 남부에서 이스라엘군과 지상전을 벌이고 있는 헤즈볼라 또한 같은 날 이스라엘군에 처음으로 정밀유도미사일을 사용했다고 밝히며 ‘확전’을 선언했다.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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