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식 치수 쓰세요”…러시아, 파병 北 군인에 한글 설문지 준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0월 20일 10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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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파병 온 북한 군인을 위해 준비한 한글 설문지. CNN 제공
러시아가 파병 온 북한 군인을 위해 준비한 한글 설문지. CNN 제공
러시아가 파병된 북한 군인들에게 군복, 군화 등을 원활하게 보급하기 위해 한글 설문지까지 준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CNN은 19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문화부 소속 전략소통·정보보안센터(SPRAVDI)를 통해 입수한 한글 설문지를 공개했다.

설문지에는 한글로 “모자 크기(둘레), 체복/군복 치수와 구두 문서를 작성해주세요”라고 적혀있다. 러시아어로도 같은 내용의 안내가 적혀있다.

아래 표에서 ‘러시아씩 군복의 치수(키와 관련)’라는 항목에는 ‘2,3,4,5,6’ 등 숫자가 적혀있고, 해당 치수에 맞는 신장이 ‘162-168’, ‘168-174’등으로 분류돼 있다. 그 옆에 ‘조선씩 크기’ 항목은 빈칸으로 남겨져 있다. 북한 군인이 자신의 신장과 북한식 군복 치수를 표시해 제출하면 이에 맞춰 러시아 군복을 지급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CNN은 “북한 군인은 러시아에 도착하자마자 이 설문지를 작성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SPRAVDI는 연해주 세르기예프스키 훈련소로 보이는 장소에서 북한 군 병사들이 보급품을 받는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상에서 수십 명의 군인들은 줄지어 보급품을 차례대로 받아 가고 있으며, “넘어가지 말라” “앞으로 갈 거니까, 야”라는 북한 말도 들렸다. CNN은 “이 증거는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에서 더 직접적인 역할을 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키이우의 오랜 우려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국가정보원은 18일 북한이 최정예 특수부대를 러시아에 대규모로 파병한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북한은 약 1만 2000명의 우크라이나 전쟁 참전을 러시아와 합의했으며, 선발대 1500명이 러시아 함정을 타고 현지로 이송돼 전선 투입 전 훈련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9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국방장관 회의가 열린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크라이나 파병을 위해 러시아에 군을 보냈다는 보도와 관련해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사실이라면 그러한 움직임은 우려스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북한 파병#우크라이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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