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마수드 페제슈키안 이란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 중심의 국제 질서에 반대해 온 주요국 정상이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 총출동한다. 우크라이나전쟁, 중동전쟁, 다음달 5일 미국 대선 등을 앞두고 반(反)미국 전선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또한 이번 회의에서 미 달러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회원국 간의 지불결제 체제 확립, 회원국 간 재보험사 설립 등이 주요 안건으로 논의될 것으로 점쳤다.
20일 올해 브릭스 의장국인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이번 브릭스 정상회의에 24개국의 정상급 인사가 참석한다”고 밝혔다. 2006년 창설된 브릭스는 당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신흥 4개국 체제로 출범했다.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지난해 이란 이집트 아랍에미리트(UAE) 에티오피아가 추가로 가입해 현재 10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반서방 노선을 주도하는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은 최근 1년간 벌써 네번째로 회동하게 됐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상포럼에 참석해 시 주석을 만났다. 올 5월 중국을 국빈 방문했으며 두 달 후에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을 또 만났다. 두 정상은 최근 “양국 관계가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협력 강화를 다짐해 왔다.
특히 정상회의 개최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와중에도 역대 최대 규모의 외교 행사 준비하겠다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계없이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이 굳건하다는 점을 과시하는 동시에 금융, 무역 등 전방위 분야에서 미국 중심의 기존 국제 질서에 맞서겠다는 뜻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앞서 18일 모스크바에서 열린 브릭스 비즈니스포럼 연설에서 “세계 국내총생산(GDP)에서 브릭스 국가의 비중이 37.4%로 주요 7개국(G7)의 29.3%를 넘어섰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 성장을 통해 브릭스 회원국이 점점 외부 간섭을 덜 받게 된다”며 ‘경제 주권’을 강조했다. 그는 튀르키예 베트남 말레이시아 태국 등 브릭스 가입 및 협력을 원하는 많은 나라가 있다고도 자신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또한 중동 전쟁 등으로 유엔 등 국제기구의 영향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중국과 러시아는 브릭스가 서구 중심의 국제 질서, 특히 미국의 지배에 도전하는 수단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고 19일 논평했다.
올 6월 3선에 성공한 모디 총리 또한 시 주석 및 푸틴 대통령과 밀착하고 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에 부정적인 서방의 제재에 적극 동참하지 않고 있다.그는 3선 성공 후에도 첫 해외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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