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5일 미국 대선을 꼭 보름 앞둔 21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후보 겸 부통령은 보수성향 부동층,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 겸 전 대통령은 비(非)백인 유권자를 적극 공략했다. 해리스 후보는 북동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 트럼프 후보는 남동부 ‘선벨트(따뜻한 기후와 일조량이 많은 지역)’을 누볐다는 점도 대조적이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공화당 내 대표적인 ‘반(反)트럼프’ 인사인 리즈 체니 전 하원의원과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주의 말번, 미시간주 오클랜드, 위스콘신주 브룩필드 등 러스트벨트 주요 지역에서 유세를 벌였다. 두 사람은 “재집권하면 첫 날 정적(政敵) 보복을 단행하겠다”는 뜻을 밝힌 트럼프 후보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직을 이용해 우리를 비하하고 분열시켰다. 그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끔찍한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맹공했다. 또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 존 켈리 전 백악관 비서실장, 제임스 매티스 전 국방장관, 마크 밀리 전 합참의장 등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인사조차 트럼프 후보가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보수 거두’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체니 전 의원도 트럼프 후보가 자신의 지지층이 2020년 대선 결과에 불복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국회에 난입했을 때 이를 선동했다는 점, 여성 혐오 성향 등을 비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권위주의 지도자와 가까운 트럼프 후보의 외교 정책이 “공화당답지 않고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후보는 같은 날 최근 허리케인 ‘헐린’이 강타한 노스캐롤라이나주 스완나노아를 찾아 복구 상황을 점검했다. 그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불법 이민자를 지원하느라 정작 미국인의 기후위기 대책에 소홀하며 해리스 후보 또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같은 날 흑인, 라틴계가 많은 뉴욕 브롱크스의 이발소에서 소득세 등 모든 세금을 없애는 대신 대(對)중국 관세 등을 올려 충당하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폭스뉴스 대담에서도 같은 주장을 되풀이했다. 남북전쟁 직후인 19세기 후반의 미국이 좋은 나라였다며 “당시에는 관세만 있었고 소득세는 없었다. 지금은 세금 낼 돈이 없는 사람들이 세금을 내느라 죽어나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현재 노령 연금, 의료보험, 국방비 등의 정부 지출이 급증했다며 관세를 아무리 올린다 해도 다른 세금을 대신할 만큼의 세수를 확보할 길은 없다고 트럼프 후보의 주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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