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핵무기 폐기를 위한 결의안을 유엔총회 제1위원회(군축·국제안보담당)에 제출했다고 지지(時事)통신, 산케이신문 등이 22일 보도했다.
결의안 제출은 31년 연속이며, 올해 결의안에서는 일본 원수폭피해자단체협의회(피단협)의 노벨평화상 수상 결정을 언급하고 “핵전쟁에 승자는 없다”라며 핵보유국에 군비경쟁 자제를 요구했다.
군축회의 일본 정부 대표부의 이치카와 도미코 대사는 기자회견에서 “(노벨평화상)수상 결정은 매우 의의가 깊다”는 일본 정부의 견해를 제시했다고 통신이 전했다.
결의안은 다음달 초 군축위원회를 통과한 뒤 12월 초 유엔총회 본회의에서 정식으로 채택될 전망이다.
다만 올해 결의안에 피단협의 노벨평화상 수상 등을 언급하면서도 일본 정부는 피단협이 가입을 요구하고 있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회피했다.
올해 일본 정부의 결의안에는 핵무기를 위법화한 핵무기금지조약(TPNW)에 관해 조약 발효와 비준국 회의 개최에 ‘유의한다’라고 언급하는 것에 그쳤다고 일본 언론들이 전했다.
TPNW는 핵무기의 개발, 생산, 비축, 사용, 사용 위협 등을 완전히 금지하는 조약으로,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보다 핵무기 관련 활동을 엄격히 규제한다. 피단협은 국제사회에 많은 국가의 참여를 호소했고, 이런 노력 덕분에 비준국이 50개국을 넘어 2021년 1월에 발효됐다.
하지만 원폭 피해 당사국인 일본을 비롯해 미국, 중국, 러시아 등 핵무기 보유국과 핵우산을 제공받고 있는 한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등은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치카와 대사는 결의안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국가의 지지를 얻는 것이 목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그간 ‘핵공유’ 추진에 대한 의욕을 거듭 표명했다. 그는 핵무기금지조약(TPNW)의 옵서버 참여에 대해 “(자민당) 당으로서도 정부로서도 검토는 한다”면서도 “핵 따위 사용해도 의미가 없다는 태세를 만들어야 한다”며 핵 억지력을 끌어올릴 생각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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