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00㎞ 맞대… 1962년엔 전쟁도
국경 확정 못한채 잇단 군사 충돌
브릭스서 양국 정상회담 여부 주목
히말라야 산맥 일대에서 국경 분쟁을 벌여 온 중국과 인도가 양측의 군사 충돌을 피하기 위한 순찰 방식에 21일 합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22∼24일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을 하루 앞둔 상황에서 나온 이 합의로 양국이 오랜 갈등을 해결할 계기를 마련한 만큼 이번 정상회의 기간 중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의 양자 회담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수브라마니암 자이샹카르 인도 외교장관은 21일 “(인도와 중국이) 국경 순찰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다. 인도군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양국 군대는 약속된 일정에 따라 각자 국경을 순찰하고, 매달 히말라야 라다크에서 위반 사항을 점검하기로 했다.
약 3500km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1962년 국경 전쟁을 치렀고 현재까지 국경을 확정하지 못했다. 중국은 인도가 실효 지배 중인 인도 북동부 아루나찰프라데시를 ‘남(南)티베트’라고 부르며 영유권을 주장한다. 인도 또한 1962년 전쟁 당시 중국이 점령한 북서부 카슈미르의 악사이친 고원을 자국 영토라고 맞서고 있다.
이로 인한 갈등이 누적된 상황에서 2020년 6월 라다크의 갈완 계곡에서 양국 군인이 대대적으로 충돌했다. 당시 인도군 20명, 중국군 4명이 사망했고 이후로도 산발적인 충돌이 이어졌다.
지난해 8월에는 중국이 자국 표준 지도를 공개하며 인도와의 국경 분쟁 지역을 모두 중국 영토로 표시해 인도의 거센 반발을 샀다. 각각 2013년, 2014년부터 장기 집권 중인 시 주석과 모디 총리의 양자 회담이 2020년을 마지막으로 지금껏 열리지 않는 것 또한 이 국경 갈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번 합의가 국경 분쟁의 완전한 해소로 이어지기에는 아직 여러 난관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인도 측은 국경에 배치된 수만 명의 병력을 철수할지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 또한 22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원론적인 언급만 내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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