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트럼프 당선확률 54%, 해리스 45%”… WP “경제-외교 등 의제 트럼프 우위”
라틴계-흑인 남성 등 민주당 이탈속… “美사회 전반 보수화 움직임” 분석도
미국 대선을 2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주요 선거 예측기관의 당선 확률에서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외교, 이민 등 대선 주요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가 해리스 후보보다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트럼프 후보의 상승세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결집과 함께 해리스 후보가 라틴계, 흑인 남성, 노조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으로부터 충분한 지지를 얻지 못하는 현상과 무관하지 않다. 일각에선 최근 미국 사회에서 강조돼 온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에 대한 반발로 사회 전반에 걸쳐 보수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트럼프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트럼프 당선 확률 높아져
21일(현지 시간) 영국 시사매체 이코노미스트의 자체 예측 모델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은 54%로 해리스 후보(45%)를 앞섰다. 또 트럼프 후보가 대선 승자를 결정하는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을, 해리스 후보는 262명을 얻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코노미스트 예측 모델에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해리스 후보를 앞선 건 올 8월 19일 이후 처음이다. 이 모델은 주요 여론조사 결과, 과거 선거 결과, 인구 특성, 각 지역 경제 상황 등을 반영해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이다. 이코노미스트는 공화당 성향의 부동층 유권자가 트럼프 후보 쪽으로 복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ABC방송의 선거 전문사이트 ‘파이브서티에이트(538)’, 정치매체 더힐의 예측 모델에서도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이 각각 51%, 52%로 해리스 후보보다 높았다. 유명 정치분석가인 네이트 실버가 세운 ‘실버불러틴’ 역시 트럼프 후보의 당선 확률을 52.7%로 점쳤다. 또 트럼프 후보가 선거인단 중 300석을 확보하는 ‘압승 가능성’도 33.3%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와 조지메이슨대 공공행정대학원이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5일까지 7개 경합주(펜실베이니아, 조지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위스콘신, 네바다주) 유권자 5016명을 조사해 21일 발표한 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주요 대선 의제에서 대부분 ‘트럼프 후보가 더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봤다. 경제, 물가 의제에서 트럼프 후보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각각 51%, 49%로 해리스 후보(경제 36%, 물가 33%)를 크게 앞섰다. 특히 트럼프 후보는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에 누가 더 잘 대응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서도 43%의 지지를 받아 해리스 후보(40%)를 근소하게 앞섰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전쟁 대응(중동전쟁)에 관한 질문에서도 트럼프 후보가 각각 47%, 45%의 지지를 얻었다. 반면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은 우크라이나 전쟁 34%, 중동전쟁 31%에 그쳤다.
● 라틴계·흑인 남성, 민주당서 이탈
최근 해리스 후보의 부진은 민주당의 전통 지지층 이탈과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많다. 21일 USA투데이와 서퍽대 조사에 따르면 라틴계 유권자의 49%가 “트럼프 후보를 지지한다”고 답했고, 해리스 후보는 38%에 그쳤다. 2020년 대선에서 라틴계 유권자의 59%가 조 바이든 대통령을 지지한 것과 큰 차이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 후보는 흑인 유권자로부터 72%의 지지를 얻었지만 역시 4년 전 대선 때의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92%)에 크게 못 미쳤다. 이를 두고 사회적 약자가 많은 비백인 유권자가 고물가, 불법 이민 등에 더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 이탈이 미국 사회의 보수화를 나타낸다는 분석도 있다.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등장 뒤 ‘흑인 생명도 소중하다’, ‘미투 운동’ 등 정치적 올바름 강조 현상에 대한 피로감이 커졌다는 것. 타일러 카우언 조지메이슨대 교수는 블로그에 “미국 사회의 보수화가 이미 진행 중이고, 흑인과 라틴계 남성들이 점점 더 공화당 진영으로 쏠리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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