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 영유권을 둘러싸고 필리핀과 충돌해 온 중국이 인도네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북나투나해에서 도발 강도를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인도네시아 안타라통신 등에 따르면 중국은 20일 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신임 대통령이 취임한 뒤 이 지역에 세 차례나 해경선을 보냈다. 일각에선 중국이 프라보워 정부를 상대로 ‘회색 지대(Gray zone·그레이존·무력 공격에 이르기 전 단계)’ 도발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 해양경비청은 26일 성명을 통해 “중국 해안경비대 소속 5402호 함정이 전날 북나투나해 인도네시아 관할 구역에 재진입했다”고 밝혔다. 중국 해경선이 북나투나 해역에 진입한 것은 21일, 23일에 이어 세 번째다. 인도네시아 측은 “앞으로 인도네시아 해역에서 보안 유지와 법 집행에 대한 의지를 계속 보여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 해경선은 인도네시아 해경과 해군 함정에 의해 쫓겨났다.
북나투나해는 인도네시아 보르네오섬에서 북동쪽으로 230km 떨어진 나투나 제도의 북쪽 해역이다. 인도네시아 배타적경제수역(EEZ)에 포함되며 대규모 어장이 있고, 천연가스도 매장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국은 최남단 하이난섬에서 1500km 떨어진 이곳이 이른바 ‘구단선(九段線·중국이 남중국해에 일방적으로 정한 해양경계선)’에 포함됐다며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조코 위도도(조코위) 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2017년 이 지역을 ‘북나투나해’라고 명명했다. 이후 중국의 반발에도 인근에 군사기지를 만들고, 중국 어선 출몰 시 전투기를 띄우는 등 강경하게 대응해 왔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이달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북나투나해에 해경선을 보낸 것에 대해 “중국은 종종 새 지도자들을 시험하기 위해 회색지대 전술의 경계를 넓히는 수단으로 삼는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사안에 대해 “(해경은) 법에 따라 중국 관할 수역을 정기 순찰한다”면서 “인도네시아와의 소통을 통해 양국 해양 문제를 적절히 처리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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