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자민당 단독과반 붕괴”]
조기에 총리 교체론 불거질수도
총선 유세 지원… 우군 확보 잰걸음
일본 집권 자민당이 27일 중의원(하원) 선거(총선)에서 과반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예상되며 당내에선 벌써부터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총리의 후임을 노리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정치권 전반에서 총리 교체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당 안팎에서는 우익 성향인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 고이즈미 신지로(小泉進次郎) 자민당 선거대책위원장 등이 유력한 ‘포스트 이시바 주자’로 꼽힌다. 하지만 자민당이 2009년 민주당에 정권을 내준 후 15년 만에 가장 큰 총선 패배를 당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라 당 내부의 충격이 크고, 확실한 1강으로 꼽히는 후보도 없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따라 특정 후보를 중심으로 한 결집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달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이시바 총리와 겨뤘던 포스트 이시바 주자들은 총선 기간 중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했던 후보들의 지원 유세에 집중했다.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는 자민당 총재 선거를 노리고 우군 확보를 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카이치 전 경제안보상은 “경제를 성장시키지 않고 국민 부담만 증가하는 정책에는 철저히 반대한다”며 ‘아베노믹스’에 비판적인 이시바 총리에게 날을 세웠다. 하야시 관방장관은 “기시다 정권의 새로운 자본주의로 희망의 씨앗을 뿌렸고, 임금이 오르며 싹이 텄다”며 자신이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후계자라는 뜻을 강조했다. 교도통신은 “이미 ‘포스트 이시바’를 바라보며 각자의 생각을 가슴에 품고 활동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총선 전 자민당 내에서는 집권 전 ‘미스터 쓴소리’로 불렸던 이시바 총리가 당의 고질적인 문제인 파벌 비자금 스캔들을 극복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비자금 스캔들에 따른 ‘정권 심판론’이 계속 힘을 얻으면서 이시바 총리로는 선거에서 이기는 게 어렵다는 당내 목소리가 선거 중에도 계속됐다.
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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