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김정은 정권 조롱 속 역량 과소평가한 끝에 北 위협 직면”

  • 뉴시스(신문)
  • 입력 2024년 10월 29일 13시 36분


FT, 美·EU·韓 안보 전략 ‘양자택일’ 직면 가능성 경고
“북한이 빈곤하다고 모든 면이 저개발인 것은 아냐”
“복지 전혀 고려 않는 대신 핵무기·탄도미사일 개발”

AP 뉴시스
AP 뉴시스
서방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조롱하면서 정권 역량을 과소평가한 끝에 북한에 의한 위협에 직면하게 됐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28일(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를 통해 나왔다.

기드온 라흐만 FT 수석 외교 논평가는 기고문에서 북한이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벌이는 러시아 전장에 파병하기로 한 상황과 관련해 “서방의 분석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급진주의와 공격성을 계속해 과소평가해 왔다”고 꼬집었다.

라흐만은 미국, 유럽연합(EU), 한국은 우크라이나 패배를 상정하고 재편된 안보 환경을 고려한 대응 전략을 짜거나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러시아를 위시한 적대 세력에 대항하는 양자택일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서방에서는 북한을 농담처럼 취급하는 유감스러운 경향이 있다”며 “김정은 정권을 농담으로 취급하는 것은 북한 정권의 능력을 심각하게 과소평가하는 것이다. 북한의 빈곤이 모든 면에서 북한 정권이 발전이 더디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군사 개발을 위해 보통 사람의 복지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을 증명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정권은 고립된 상황 속에서 이란이나 시리아처럼 더 부유하고 연결성이 있는 국가도 달성하지 못한 핵무기 개발에 성공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과 상당한 공격용 사이버 능력도 개발했다”라면서 “김 위원장은 이미 포탄 수백만 발을 러시아에 전달했다. 이 때문에 푸틴 정권은 우크라이나와 포격전에서 우위를 점하게 됐다. 이제는 북한군이 전투에 뛰어들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북한 병력 1만여 명이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되는 점이 전황을 크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병력 우위를 기반으로 큰 손해를 감수하고 공세를 벌이는 러시아 전략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시에 현재 북한의 파병 의도를 기술 이전과 러시아의 경제적 혜택에 한정하는 경향을 환기하면서 파병이 미래 한반도에서 발생할 분쟁에서 보은을 기대하고 내린 조치일 가능성을 열어뒀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당시인 2019년 김 위원장과 북미정상회담에서 합의에 실패하면서 북한을 향한 국제적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가운데 북한은 올해 정책 급진화를 거듭했다고 조명했다.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동맹에 준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해 유사시 즉시 상호 군사 지원을 제공하기로 결의하고, 남측 향한 거친 언동을 내뱉는 한편 남북 연결도로까지 폭파한 것이 그 신호라는 것이다.

이 같은 배경으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가진 관점과 유사하게 장기적 미국 쇠퇴론을 신봉할 가능성을 제기했다. 시 주석이 언급해 온 세계질서 재편을 기회로 보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오늘의 추천영상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