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코미디언, 라틴계 비하 발언
캠프 “트럼프 입장과 무관” 진화에도
펜실베이니아 등 경합주 악영향 우려
“푸에르토리코는 바다 한가운데 떠다니는 ‘쓰레기 섬’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지지 유세에 나선 백인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40·사진)의 라틴계 비하 발언이 채 일주일도 남지 않은 미국 대선의 판세를 뒤흔들 조짐이다. 트럼프 캠프 측이 진화에 나섰지만 좀처럼 파장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힌치클리프는 27일 트럼프 후보의 뉴욕 유세에서 찬조 연설자로 나서 “라틴계 시민들은 아기 만들기를 좋아한다” “쓰레기 섬” 같은 비하 발언을 거듭했다.
카리브해의 미국 자치령 섬인 푸에르토리코 주민은 미 시민권자이나 대선 투표권은 없다. 하지만 이번 대선의 최대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주에는 푸에르토리코계 유권자가 최소 47만 명(약 5.1%) 거주한다. 2020년 대선 당시 조 바이든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주에서 불과 8만1000표 차로 트럼프 후보를 눌렀다는 점에서 이들의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
이번 발언이 대선 경합주의 라틴계 표심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한 트럼프 대선 캠프는 즉각 “트럼프 후보의 시각이나 입장과 무관한 발언”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공화당 상원의원은 “푸에르토리코는 쓰레기 섬이 아니라 미국에 엄청난 공헌을 한 동료 시민의 고향”이라고 발언을 비판했다.
역시 쿠바계이며 펜실베이니아주의 라틴계 밀집 소도시 앨런타운 시장인 매슈 투에르크는 “최악의 자책골”이라고 한탄했다. 트럼프 후보가 29일 앨런타운 유세에서 진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유명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즈 민주당 하원의원, 팝스타 제니퍼 로페즈와 리키 마틴 등도 일제히 해당 발언을 성토했다. 역시 푸에르토리코 출신이며 젊은층에서 인기가 많은 또 다른 팝스타 배드버니(30) 또한 같은 날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에 대한 지지 의사를 밝혔다.
해리스 대선 캠프는 2017년 허리케인 ‘마리아’가 푸에르토리코를 강타했을 때 현직 대통령 자격으로 현장을 찾은 트럼프 후보가 이재민에게 종이타월을 던지는 불손한 태도를 보였던 모습을 비판하는 광고도 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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