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미국 대선 D-5]
해리스 “트럼프가 10년간 美 분열”… 7만5000명 운집속 ‘최종 변론’ 연출
트럼프, 푸에르토리코 역풍에도 “경합주 7곳 모두 앞서” 자신감
“우리는 도널드 트럼프가 누구인지 안다. 그는 4년 전 바로 이곳에서 무장한 군중을 의사당으로 보내 선거를 뒤집으려 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이 29일(현지 시간) ‘1·6 의사당 난입 사태’의 진원지인 워싱턴 백악관 앞 일립스 공원에서 열린 유세에서 이같이 말했다.
일립스 공원은 트럼프 후보의 지지자들이 2020년 대선 결과 인증을 막으려고 의사당에 진입해 폭력을 행사한 ‘1·6 의사당 난입 사태’ 당시 트럼프 후보가 “지옥처럼 싸우라”고 연설했던 곳이다. 다음 달 5일 미 대선을 앞두고 트럼프 후보가 기소된 2020년 대선 뒤집기 혐의를 상징하는 장소에서 검사처럼 ‘최종 변론’을 하는 유세 분위기를 연출한 것이다.
해리스 후보는 “트럼프는 미국인을 분열시키고 서로 두려워하게 하는 데 10년을 보냈다”며 “그건 트럼프의 본질이지 미국의 본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불안정하고 복수에 집착하며 견제받지 않는 권력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며 “이번 대선은 자유에 뿌리를 둔 나라를 선택할지, 혼란과 분열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를 선택할지의 문제”라고 했다.
해리스 후보는 “통합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과도 차별화를 강조했다. 그는 “여러분이 내게 투표하지 않더라도 나는 항상 여러분의 말을 들을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의 부통령으로 일한 것은 영광이었지만 내 대통령직은 다를 것”이라고 밝혔다.
해리스 후보의 이날 유세는 최근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는 상황에서 열렸다. 일종의 ‘막판 스퍼트’ 성격의 행사였던 것. 해리스 캠프에 따르면 이날 유세장엔 당초 예상했던 4만 명을 넘어 약 7만5000명이 운집했다. 해리스 후보는 30일 승부처인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에 이어 31일엔 네바다와 애리조나에서 유세를 갖는 등 7개 경합주를 모두 방문할 예정이다.
반면 트럼프 후보는 29일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유세를 가졌다. 또 30일 위스콘신, 31일 네바다주를 찾을 예정이다. 트럼프 후보는 쇠락한 공업지대인 러스트벨트(Rust belt) 경합주 3곳 등 상대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지역에 막판 유세를 집중할 계획이다. 그는 이날 “경합주 7곳 모두 우리가 앞서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후보는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쓰레기’ 발언에 역공을 가하기도 했다. 27일 트럼프 후보의 뉴욕 유세 당시 찬조 연설을 한 코미디언 토니 힌치클리프가 “푸에르토리코는 떠다니는 쓰레기섬”이라고 말해 논란이 일자, 바이든 대통령은 “내가 보는 유일한 쓰레기는 트럼프 지지자들”이라고 말했다.
힌치클리프 발언으로 수세에 몰렸던 트럼프 후보는 “미국인 절반이 쓰레기냐”라며 비난의 화살을 돌렸다. 그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트럼프 지지자를 ‘개탄스러운 자들’이라 부른 걸 거론하며 “쓰레기는 더 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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