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여성들을 보호할 것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 “여성의 주체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매우 모욕적인(offensive) 발언이다.”(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
미국 대선을 사흘 앞두고 트럼프 후보의 ‘여성 보호’ 발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낙태권 이슈를 통해 여성 유권자를 결집하려는 해리스 후보는 해당 발언이 여성의 의사를 고려하지 않는 발언이라며 적극적인 공세에 나섰다. ‘쓰레기’ 발언에 이어 여성 보호 발언까지 두 후보 간 네거티브 선거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트럼프 후보는 위스콘신주 그린베이 유세에서 선거 캠프의 참모들이 ‘여성들’이라는 표현을 자신이 쓰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조언을 했다고 전하며 “그들에게 ‘나는 대통령이고, 우리나라의 여성들을 보호하고 싶다. 나는 여성들이 좋아하든 싫어하든 그들을 보호할 것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후보는 9월 말에도 “여성들은 보호받게 될 것이며 난 여러분의 보호자(protector)가 될 것”이라며 여성 보호를 강조해 왔다.
이에 트럼프 후보가 재임시절 임명한 보수 성향 연방대법관들이 낙태권을 폐기했다고 비판하며 여성 유권자들을 결집시켜 온 해리스 후보는 곧바로 공세에 나섰다. 해리스 후보는 지난달 31일 위스콘신주 매디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트럼프 후보의 발언은) 여성의 주체성, 권위, 권리, 자신의 몸을 포함한 자신의 삶에 대한 결정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여성에게 매우 모욕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애리조나 피닉스에서 진행한 유세에서도 “트럼프 후보는 여성이 주체성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해리스 후보를 지지하는 유명 인사들도 공세에 합세했다. 미 프로농구(NBA) 댈러스 매버릭스의 구단주이자 억만장자 투자자 마크 큐반은 이날 NBC 방송에 “트럼프 후보 주변에서 강하고 지적인 여성을 본 적이 없다”며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에게 트럼프 후보는 위협적이고 트럼프 후보는 그들에게 도전받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배우 제니퍼 로페즈 역시 이날 오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해리스 후보의 유세에 참석해 “여성은 이번 선거에서 변화를 가져올 힘이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 캠프는 큐반의 발언에 대해 “트럼프 후보를 지지하는 수백만 명의 여성들이 약하고 멍청해야 한다는 ‘맨스플레인(man+explain·여성들에게 자꾸 설명하거나 여성을 가르치려 드는 남성을 일컫는 말)’이다”고 반박했다. 여성인 수지 와일즈 트럼프 후보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도 X에 “이 캠프를 이끌고 있다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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