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전력은 3일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사고 원자로 안에 있는 핵연료 파편(데브리) 극소량을 전날 격납용기 밖으로 꺼냈다고 밝혔다.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으로 후쿠시마 제1원전이 폭파한 뒤 핵연료 파편을 꺼낸 건 13년 만에 처음이다.
NHK 등에 따르면 도쿄전력은 후쿠시마 제1원전 2호기에서 크기 5mm 정도의 핵연료 파편 1개를 꺼냈다. 도쿄전력은 핵연료 잔해의 방사선량을 이르면 5일 측정해 회수할지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 방사선량이 위험 수준을 넘으면 회수하지 않고 핵연료 잔해를 다시 격납용기 안에 넣어둘 예정이다.
회수될 경우 방사선 노출을 막는 전용 금속용기에 넣은 뒤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이바라키현 연구소로 옮겨 수 개월간 원소 분포 등을 분석한다. 분석 자료는 향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원자로 처리, 폐로 등에 쓰인다.
후쿠시마 원전 내 원자로 바닥에는 2011년 3월 폭발 사고로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가 약 880t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잔해 인근에서는 시간당 최대 수십 시버트의 방사선량이 계측되고 있다. 이는 사람이 몇 분만 머물러도 죽을 수 있는 수준이다.
이 때문에 사고 후 13년을 맞은 지금까지도 원전 내 원자로 인근에는 접근조차 못 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원자로 등에 빗물, 지하수 등이 스며들어 발생하는 오염수를 탱크에 저장한 뒤 다핵종 제거설비(ALPS)로 처리해 바닷물과 희석해 방류하는 작업이 진행됐다.
도쿄전력은 지난 8월 핵연료 잔해의 시험 반출 작업에 착수했지만 조립 실수, 카메라 고장 등으로 두 차례 실패를 거쳐 이번에 격납용기 밖으로 핵연료 잔해를 꺼내는 데 성공했다. 약 22m 길이의 신축형 파이프 장치를 개발해 파이프 끝에 부착한 손톱 형태 장치를 이용해 핵연료 잔해를 잡아 꺼냈다. 내시경으로 몸 안을 들여다보고 용종 등을 제거하는 작업과 비슷한 원리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 핵연료 잔해 제거를 마친 뒤 2050년까지 후쿠시마 1원전 폐로 작업을 마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법이 마련돼지 않아 실현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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