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한국인 최초 몽골 최고 훈장 ‘칭기스 칸’ 수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11월 4일 19시 06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한국인 최초로 몽골의 국가 최고 훈장을 받았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몽골 정부 청사에서 오흐나깅 후렐수흐 대통령으로부터 몽골 국가 최고 훈장인 ‘칭기스 칸’ 훈장을 받고 있다. 몽골 대통령실 제공.

몽골 대통령실은 2일(현지 시간) 울란바토르 정부 청사에서 열린 ‘몽골 자긍심의 날(Mongolian Pride Day)’ 기념식에서 반 전 총장에게 ‘칭기스 칸’ 훈장을 수여했다고 밝혔다. 이날은 칭기스칸 탄생 862주년 기념일이기도 했다.

칭기즈 칸 훈장은 전 세계의 번영·평화와 몽골의 대외 관계 발전, 국제적 명성 제고 등에 공헌한 국내외 정치인 및 사회 활동가에게 수여된다. 한국인이 이 훈장을 받는 것은 반 전 총장이 처음이다. 외국인으로서는 미국의 몽골학자인 웨더포드에 이어 두 번째다. 몽골 대통령실은 “반 전 총장은 몽골과 한국 간 고위급 ‘전략적 동반자’ 협력을 촉진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고, 양국 관계 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2일(현지시간) 몽골 정부 청사에서 ‘칭기즈 칸’ 훈장을 받은 뒤 수상 소감을 발표하고 있다. 몽골 대통령실 제공.

반 전 총장은 수상 소감에서 “이 상은 개인적인 업적을 인정받는 자리인 동시에, 몽골의 풍부한 역사와 의식을 기리는 자리”라며 “칭기즈 칸의 유산은 리더십과 회복력, 단결의 힘을 보여준다. 분열된 현대 사회에서 우리는 이 가치를 수용하고 더욱 확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은 시상식에서 “외국인에게 우리나라의 최고 국가 훈장을 수여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며 “반 총장을 칭기즈 칸 훈장의 수상자로 선정한 것은 그가 국제 사회를 단결시키기 위한 그의 업적에 대한 높은 존경심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몽골과 유엔의 협력 확대·강화, 몽골의 사회·경제적 발전을 지원한 공로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한다”고 전했다.

반 전 총장은 2006년 당시 외교통상부 장관으로서 노무현 전 대통령 몽골 국빈 방문을 수행했다. 노 전 대통령의 방문으로 양국은 1999년 구축된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선린우호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했다. 반 전 총장은 2009년 UN사무총장으로서도 몽골을 방문했다. 그가 설립한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반기문 재단’은 2022년부터 미국 스탠퍼드대와 협력해 ‘범 알타이 지속가능성 대화(Trans-Altai Sustainability Dialogue)’를 지원했고, 지난해와 올해에는 서울과 몽골에서 ‘몽골 미래 전략 포럼’을 주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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